2026년 09월 3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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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 “창조적 파괴는 자본주의의 본질”…철강 전환, 새 전기로보다 ‘낡은 능력의 퇴장’이 먼저다

노후 제철설비와 현대식 저탄소 제철설비가 교차하는 철강산업 전환 현장

“창조적 파괴는 자본주의의 본질적 사실이다.” 조지프 슘페터가 1942년 저서 제7장 ‘창조적 파괴의 과정’에서 제시한 생각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조직이 오래된 구조를 밀어내며 산업 자체를 다시 만든다고 봤다. 특히 철강산업의 생산설비가 과거의 용광로에서 현대식 설비로 바뀐 역사를 산업 변화의 사례로 들었다. 새로운 것을 더하는 일만이 아니라 오래된 구조가 자리를 내주는 과정까지 포함해야 진짜 변화라는 뜻이다.


2026년 세계 철강업은 이 문장을 다시 떠올릴 만한 국면에 놓였다. 전기로, 직접환원철(DRI), 수소환원제철 같은 저탄소 기술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세계 시장은 이미 심각한 과잉설비를 안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24억4,500만톤, 초과설비는 6억4,000만톤에 달했다. 2028년에는 초과설비가 7억4,500만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 새로운 저탄소 설비를 짓는 것만으로는 전환이 완성되지 않는 이유다.


지표OECD 확인치경영 의미
세계 철강 생산능력2025년 24억4,500만톤수요보다 설비 증가가 빠른 구조
세계 철강 초과설비2025년 6억4,000만톤가격·마진·가동률 압박
2028년 초과설비 전망7억4,500만톤과잉 문제가 더 심화될 가능성
2028년까지 신규 능력최대 1억3,880만톤2025년 대비 약 5.7% 확대
세계 철강수요 증가 전망2030년까지 연평균 약 0.9%설비 증가 속도를 흡수하기 어려움
세계 설비가동률2025년 76% → 2028년 74% 이하 가능신규 투자 수익성 부담
스크랩 수출 제한 국가42개국전기로 원료 확보 경쟁 심화


새 설비와 산업 전환은 같은 말이 아니다

OECD가 9월 22일 발표한 철강 전환 정책보고서는 과잉설비와 탈탄소를 하나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잉설비가 지속되면 가격과 마진이 낮아지고 기업의 내부 투자여력이 줄며 차입비용은 높아진다. 반대로 새로운 저배출 설비가 들어오더라도 기존 생산능력이 줄지 않으면 총공급은 더 커질 수 있다. 저탄소 설비가 낡은 능력의 대체가 아니라 추가 능력이 되는 순간 전환정책이 새로운 과잉설비를 만들 수 있다는 경고다.


세계 평균 가동률이 2028년 74%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면 신규 설비는 높은 가동률만 전제로 경제성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 70%대 가동에서도 현금흐름을 지킬 수 있는지, 기존 설비와 생산량을 어떻게 나눌지 함께 봐야 한다.


원료와 전력이 없으면 전기로도 경쟁력이 아니다

저탄소 철강은 설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고급 스크랩, DRI·HBI, 저탄소 전력의 안정적 조달이 함께 필요하다. OECD는 현재 42개국이 스크랩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로 비중이 높아질수록 고급 스크랩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술을 먼저 선택하고 원료를 나중에 찾기보다 원료·전력·고객 계약을 묶은 뒤 설비 규모를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한국 철강업에는 ‘추가’보다 ‘교체’의 경제학이 필요하다

한국은 고로 일관제철과 전기로 제강이 함께 발달해 있고 수요산업별 품질 요구도 서로 다르다. 기존 설비를 한 번에 없앨 수는 없지만 신규 저탄소 투자에는 기존 생산능력의 감산·전환·폐쇄 일정이 연결돼야 한다. 무엇을 새로 만들지와 무엇을 줄일지를 하나의 투자계획에서 다뤄야 한다.


해외 판매도 예전보다 어려운 변수가 됐다. 각국은 반덤핑, 쿼터, 탄소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수요가 정체된 상태에서 신규 설비만 늘어나면 추가 물량을 해외에서 소화해야 하지만 시장 접근비용은 계속 커지고 있다. 저탄소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것이라는 가정도 경계해야 한다. 자동차·가전·조선 등 고객이 실제로 얼마의 프리미엄을 얼마나 오래 지불할지를 장기 구매계약으로 확인해야 한다.


경영진이 확인할 다섯 가지

첫째, 신규 설비마다 기존 능력의 처리계획을 붙인다. 증설량과 함께 감산·전환·폐쇄 일정을 같은 표에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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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70%대 가동률에서도 투자수익성이 유지되는지 본다. 과잉설비 시대에는 저가동 시나리오가 기본 위험이다.

셋째, 원료와 전력을 설비보다 먼저 확보한다. 고급 스크랩과 DRI·HBI, 저탄소 전력의 장기조달이 없는 전기로 증설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

넷째, 저탄소 프리미엄을 계약으로 검증한다. 고객이 실제 얼마를 얼마나 오래 지불할지 확인해야 한다.

다섯째, 성과를 생산톤수가 아니라 자본수익률과 탄소비용 절감효과로 측정한다. 물량이 늘어도 전체 회사의 가동률과 마진이 낮아지면 전환투자의 의미가 약해진다.


전환은 더 짓는 일이 아니라 다르게 남는 일이다

슘페터가 철강산업을 창조적 파괴의 사례로 든 것은 지금도 의미가 있다. 철강은 거대한 고정자산과 긴 설비수명을 가진 산업이지만 생산기술의 중심은 역사적으로 계속 이동해 왔다. 새 기술은 오래된 기술 위에 영원히 쌓인 것이 아니라 경제성과 품질, 원료구조가 바뀌면서 주도권을 넘겨받았다.


이 관점은 투자심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저탄소 설비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생산원가 절감만 볼 것이 아니라 기존 설비를 계속 돌릴 때 발생하는 탄소비용, 무역장벽, 유지보수비와 함께 비교해야 한다. 동시에 신규 설비가 만드는 추가 물량이 국내외 시장에서 실제로 판매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세계 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0.9% 수준에 그친다면 모든 기업이 동시에 증설해 점유율을 지키려는 전략은 산업 전체의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 개별 기업에는 합리적으로 보이는 투자가 동시에 실행될 때 시장 전체에는 비합리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과잉설비 문제의 핵심이다.


9월 30일 미국 밀워키에서는 철강 과잉설비에 관한 글로벌포럼(GFSEC) 장관급 회의가 열린다. 2028년 초과설비 7억4,500만톤이 예상되는 지금,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만큼 오래된 구조를 제때 줄이고 바꾸는 능력이 중요하다. 진짜 전환은 설비 목록에 새 이름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회사의 생산구조와 자본배분 방식이 달라지는 일이다.


명언 출처: 조지프 슘페터, 1942년 저서 제7장 ‘창조적 파괴의 과정’. 코네티컷대학교 공개 원문으로 출전과 문맥을 대조했다.


시장 출처: OECD Steel Outlook 2026, OECD의 2026년 9월 22일 철강 전환 정책보고서, OECD GFSEC 2026 장관급 회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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