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강철의 계절⑥] 대한플레이트에 걸려 온 전화

국산 후판 99만 원, 수입재 95만~96만 원…가격은 멈췄지만 거래처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대형 주문과 외상거래 사이, 박준호 대표는 과거의 위기와 다시 마주했다





월요일 오전 8시 12분, 대한플레이트 대표실 전화가 울렸다.


박준호 대표는 막 공장 일일회의를 끝낸 참이었다. 책상에는 이번 주 절단계획과 거래처별 미수금 현황, 후판 재고표가 펼쳐져 있었다.

“대한플레이트 박준호입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박준호는 상대방을 바로 알아봤다. 세륜건설 구매본부의 정광수 이사였다.

대한플레이트가 몇 년 전 유동성 위기를 겪었을 때 가장 큰 미수채권을 남겼던 거래처 중 하나였다. 당시 세륜건설은 현장 기성금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결제를 수차례 미뤘고, 대한플레이트는 이미 가공해 출하한 후판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

그 사이 제철소 결제일은 돌아왔다. 은행은 여신 한도를 줄였고 어음 할인도 어려워졌다.

창고에는 팔리지 않은 후판이 쌓였고, 통장에는 직원 급여를 지급할 돈조차 빠듯했다.

대한플레이트가 법정관리 직전까지 몰린 것은 후판 가격이 폭락해서만이 아니었다. 팔고도 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박준호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산업설비 현장에 들어갈 후판이 필요합니다. 물량이 적지 않습니다.”

“납기는요?”

“첫 물량은 다음 주부터 받아야 합니다.”

“결제조건부터 말씀하시죠.”


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예전과는 다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발주처도 확실하고 자금계획도 잡혀 있습니다.”

“결제조건이 무엇입니까?”

“월말 마감 후 60일입니다.”


박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60일은 서류상 조건일 뿐이었다. 현장에서 검수가 늦어지거나 세금계산서 처리가 미뤄지면 90일이 되고, 기성금 지급이 지연되면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었다.

“가격은 대표님이 제시하는 수준을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가격보다 결제가 먼저입니다.”

“이 물량이면 대한플레이트 공장도 두 달 가까이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을 겁니다.”


박준호는 사무실 창밖을 바라봤다.

절단공장에서는 아직 작업이 시작되지 않았다. 조선기자재용 후판 몇 장이 절단대 위에 올라가 있었지만 대형 프로젝트 물량이 빠진 공장은 한산했다.

정광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주문을 받으면 절단라인을 돌릴 수 있었다. 가공매출도 늘고 고정비 부담도 줄어든다. 국산 후판 판매가격이 톤당 99만 원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이라 가격 변동 위험도 크지 않았다.

문제는 돈이었다.

“검토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박준호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에도 손을 떼지 못했다.

몇 년 전에도 모든 일은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움직이지 않는 가격

대한플레이트의 오전 영업회의에서는 후판 시황부터 점검했다.

국산 후판 SS400은 톤당 99만 원.

수입산 후판은 95만~96만 원.


지난주와 같은 가격이었다.

“시장은 조용합니다.”


영업부장이 보고했다.

“건설용 물량은 계속 줄고 있지만 조선과 해양플랜트, 산업설비 쪽에서 필요한 물량은 꾸준히 나옵니다.”

“재고는?”

“과하지 않습니다. 주요 규격은 적정 수준입니다.”

“제조사 정책 변화는?”

“없습니다. 실수요 중심 판매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준호는 보고서를 넘겼다.

열연은 비수기 수요 부진으로 톤당 1만 원가량 하락했다. 철근과 H형강도 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후판은 국산 99만 원, 수입재 95만~96만 원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이 강해서라기보다 균형이 맞았기 때문이다.

건설수요는 약했지만 조선과 산업설비 수요가 빈자리를 일부 채웠다. 공급도 넘치지 않았다. 제조사들은 유통시장에 물량을 밀어내기보다 실수요에 맞춰 판매했다.

유통업체 역시 현재 가격에서 일정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어 서둘러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었다.


“세륜건설에서 대형 주문이 들어왔다.”

박준호가 말했다.

회의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영업부장이 먼저 물었다.

“물량이 어느 정도입니까?”

“공장을 두 달 가까이 돌릴 수 있는 규모야.”

“가격은요?”

“우리 제시가격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야 하지 않습니까?”


자금담당 이사가 끼어들었다.

“결제조건은요?”

“월말 마감 후 60일.”

그 말을 듣자 영업부장의 표정도 굳었다.


대한플레이트 사람들은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에도 대형 주문은 매력적이었다. 가공량을 늘리기 위해 결제조건을 양보했고, 거래가 쌓일수록 미수금도 함께 늘었다.

매출은 사상 최대였지만 회사에는 현금이 없었다.

“선수금을 요구하시죠.”


자금담당 이사가 말했다.

“세륜건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업부장이 반박했다.

“지금 같은 비수기에 그 물량을 포기하면 공장 가동률이 더 떨어집니다.”

“가동률을 올리자고 미수금을 다시 늘릴 수는 없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박준호에게 향했다.

그는 회의를 끝내며 말했다.

“거래조건을 다시 만들어보자. 전부 받거나 전부 포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후판은 안정적이었다

같은 날 오후, 태산제철 장도현 마케팅전략실장은 후판 판매현황을 점검했다.

내수 유통가격은 99만 원에서 유지됐다. 수입재도 95만~96만 원으로 국산과 일정한 가격 차이를 보였다.

건설용 판매는 부진했지만 조선과 해양플랜트, 반도체·산업설비용 주문은 꾸준했다. 전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시장을 흔들 정도로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


“유통업체들의 가격 인하 요구는 없습니까?”

장도현이 물었다.


“일부는 있지만 강하지 않습니다. 현재 가격에서도 유통 마진이 확보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수입재 영향은?”

“가격 차이는 있으나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리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당분간 현 정책을 유지합시다.”


후판은 다른 판재류보다 가격 변동이 완만했다. 계약 단위가 크고 실수요 비중이 높으며 규격과 품질, 가공조건에 따라 거래가 달라졌다.

단순히 톤당 몇만 원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공급처를 바로 바꾸기 어려웠다.


하지만 가격이 안정적이라고 모든 업체가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후판 유통업체의 위험은 가격표보다 거래처의 결제조건에 숨어 있었다. 마진을 남겨 판매해도 대금을 받지 못하면 장부상 이익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매출이 아니라 현금을 보십시오”

화요일 오전, 박준호는 청람철강 김민철 상무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후판 시장에서 거래해 왔다. 대한플레이트가 자금난을 겪었을 때 김민철은 거래를 끊는 대신 물량을 줄이고 결제계획을 다시 짜도록 도왔다.


“세륜건설에서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박준호가 말했다.


김민철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 세륜건설입니까?”

“그 회사 맞습니다.”

“거절하십시오.”

“이야기도 다 듣지 않고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잖아요.”

“이번 프로젝트는 다르다고 합니다.”


김민철이 씁쓸하게 웃었다.

“돈을 늦게 주는 회사는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고 합니다.”

“물량이 큽니다. 공장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대금은 언제 받습니까?”

“월말 마감 후 60일입니다.”

“그럼 대한플레이트는 제철소에 먼저 결제하고 두 달 이상 기다려야겠군요.”

“가격에는 금융비용까지 반영하려고 합니다.”

“가격에 금융비용을 넣는다고 돈이 제때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박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김민철은 서류 한 장을 꺼내 세 개의 항목을 적었다.

  • 선수금
  • 분할 출하
  • 미수금 한도

“세 가지를 모두 받아내십시오.”

“세륜건설이 동의할까요?”

“동의하지 않으면 그 주문은 대한플레이트 것이 아닌 겁니다.”

“공장이 놉니다.”

“공장이 노는 손실은 계산할 수 있어요. 받지 못할 외상매출은 어디까지 커질지 계산할 수 없습니다.”

박준호는 종이를 한동안 바라봤다.


김민철이 덧붙였다.

“박 대표, 매출을 보지 말고 현금을 보십시오. 대한플레이트는 매출이 없어서 무너질 뻔한 게 아닙니다. 매출은 많은데 현금이 없어서 무너질 뻔한 겁니다.”


수입재 4만 원의 유혹

수요일 오전, 해동인터내셔널 서지아가 대한플레이트를 방문했다.

“국산 후판이 99만 원이면 수입재도 검토해보셔야죠.”

“현재 수입재가 95만~96만 원입니다.”

“세륜건설 프로젝트라면 규격에 따라 혼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박준호는 고개를 저었다.

“발주처 승인과 밀시트 조건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가격이 싸다고 임의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승인 가능한 규격만이라도 사용하면 원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수입재로 바꾸면 결제조건도 달라지죠.”

“저희는 대한플레이트에 장기 외상을 줄 수 없습니다.”


박준호가 웃었다.

“세륜건설에는 60일 뒤에 돈을 받고, 해동인터내셔널에는 먼저 결제하라는 말이군요.”

“그래서 프로젝트 금융비용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수입재가 톤당 3만~4만 원 싸더라도 금융비용과 재고 위험을 감안하면 차이가 줄어듭니다.”

“그래도 국산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서지아는 가격표를 내밀었다.

수입 후판은 국산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했지만, 대한플레이트가 당면한 문제는 매입원가만이 아니었다. 수입재는 납기가 길고 규격 구성이 제한될 수 있었다. 발주처 승인도 필요했다.

무엇보다 판매대금을 받기 전에 수입대금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면 자금 부담이 더 커진다.


박준호는 가격표를 돌려줬다.

“세륜건설과 거래조건이 확정된 뒤 검토하겠습니다.”

“주문을 받기로 한 겁니까?”

“아직 아닙니다.”

“대표님 표정을 보면 이미 마음은 기운 것 같은데요.”

박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과거의 장부

그날 저녁, 박준호는 퇴근하지 못하고 혼자 대표실에 남았다.

책장 가장 아래 서랍에서 오래된 장부를 꺼냈다. 대한플레이트가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해의 거래처별 미수금 자료였다.


세륜건설의 이름 옆에는 여러 차례 수정된 결제예정일이 적혀 있었다.

최초 결제일.

1차 연기.

2차 연기.

기성금 입금 후 지급.

현장 정산 후 지급.

마지막에는 빨간색으로 ‘회수 지연’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당시 대한플레이트는 매출을 늘리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가공하고, 더 많이 팔았다.

그러나 매출이 늘수록 운전자금도 더 필요했다. 결제가 늦어지자 은행 차입이 증가했고 이자비용이 마진을 삼켰다. 결국 창고에 물건이 가득하고 장부에 이익이 남아 있는데도 현금이 바닥났다.


박준호는 오래된 장부를 덮었다.

책상 위에는 세륜건설의 신규 주문서가 놓여 있었다.

큰 물량, 안정적인 가공량, 나쁘지 않은 가격.

그리고 60일 외상.

과거와 닮아 있었다.


협회의 회의실

목요일 오후 한국금속산업협회에서는 후판 수급 점검회의가 열렸다.

태산제철과 유통업체, 조선기자재·산업설비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하린 조사본부장이 회의를 진행했다.


“여름철 비수기로 유통 수요는 둔화했지만 조선과 해양플랜트, 산업설비 수요가 유지되면서 가격과 수급은 대체로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장도현이 말했다.

“제조사도 실수요 중심 판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통시장에 과도한 물량을 공급할 계획은 없습니다.”

조선기자재업체 관계자가 질문했다.

“후판가격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중소 가공업체의 금융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실수요업체의 결제가 늦어지면 유통업체와 가공업체가 자금 부담을 떠안습니다.”


정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격 안정과 거래 안정은 다른 문제입니다.”

회의에 참석한 박준호는 그 말을 조용히 들었다.


시장에서 국산 후판 99만 원이 유지된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그러나 그 가격에 얼마나 팔리는지, 언제 대금을 받는지까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후판 시장 전체는 안정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개별 회사는 단 한 곳의 거래처 때문에 흔들릴 수 있었다.


조건부 주문

금요일 오전, 박준호는 세륜건설 정광수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문을 검토했습니다.”

“진행 가능합니까?”

“조건이 있습니다.”


박준호는 준비한 거래조건을 읽었다.

첫째, 전체 계약금액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지급한다.

둘째, 물량을 한꺼번에 가공하지 않고 현장 공정에 맞춰 분할 출하한다.

셋째, 미수금이 약정 한도를 넘으면 추가 출하를 중단한다.

넷째, 발주처의 기성금 지급 지연은 대한플레이트 결제 연기의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다.


전화기 너머에서 정광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표님, 우리를 신용하지 못하겠다는 겁니까?”

“신용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조건의 문제입니다.”

“다른 업체들은 60일 조건을 받아들입니다.”

“그 업체와 거래하시면 됩니다.”

“이 물량을 놓쳐도 괜찮습니까?”


박준호는 공장 쪽을 바라봤다. 절단라인은 조선기자재용 후판을 가공하고 있었지만 다음 주 작업계획에는 빈 시간이 많았다.

“물량보다 회사가 먼저입니다.”


정광수가 잠시 침묵했다.

“선수금 규모를 낮추면 검토하겠습니다.”

“대신 첫 출하물량도 같은 비율로 줄이겠습니다.”

“너무 까다롭습니다.”

“대한플레이트는 과거처럼 거래하지 않습니다.”


통화는 합의 없이 끝났다.

오후 3시가 넘도록 세륜건설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영업부장은 초조한 표정으로 대표실을 드나들었다.

“다른 업체에 주문을 넘긴 것 아닐까요?”


박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후 4시 20분, 전화가 울렸다.


정광수였다.

“대표님 조건을 일부 수용하겠습니다. 선수금 지급 후 첫 물량을 출하해 주십시오. 나머지는 현장 진척에 따라 나눠 받겠습니다.”

박준호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계약서부터 수정해 보내주십시오.”

“다음 주 첫 물량은 가능합니까?”

“선수금 입금이 확인되면 가공을 시작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 영업부장이 물었다.

“주문을 받은 겁니까?”

박준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니다.”

“조건에 동의했다면서요?”

“돈이 들어와야 주문이야.”


가격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것

금요일 저녁, 대한플레이트 공장에는 다음 주 가공계획이 다시 걸렸다. 세륜건설 물량은 확정이 아닌 ‘입금 대기’로 표시됐다.

국산 후판 가격은 여전히 99만 원이었다. 수입재도 95만~96만 원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제조사 가격정책에도 변화가 없었고 공급도 안정적이었다. 조선과 산업설비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판 시장을 크게 흔들 만한 변수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박준호에게 이번 주 후판 시장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

가격표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신용과 결제, 가동률과 현금흐름이 그의 회사를 흔들었다.


퇴근하려던 순간 자금담당 이사가 대표실 문을 열었다.

“세륜건설에서 입금됐습니다.”

“확인했습니까?”

“계약한 선수금 전액입니다.”


박준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생산팀에 첫 물량 가공을 지시할까요?”

그는 창밖의 후판 창고를 바라봤다.

“첫 물량만 시작해.”

“나머지는요?”

“두 번째 입금이 확인된 뒤에.”


잠시 후 절단공장에 작업지시서가 전달됐다. 천장 크레인이 움직여 국산 후판 한 장을 절단대 위에 내려놓았다.

기계가 작동하고 후판을 자르는 불꽃이 어두운 공장 안으로 튀었다.


대한플레이트는 주문을 얻었다.

그러나 박준호가 지키려 한 것은 매출이 아니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권리였다.



이번 주 소설 속 시장 배경

품목유통가격주간 흐름시장 특징
국산 후판 SS400약 99만 원/톤보합제조사 가격정책과 안정적 공급이 시세 지지
수입 후판95만~96만 원/톤보합국산보다 낮지만 공격적인 가격경쟁은 제한
건설용 후판거래 부진약세 수요건설경기 침체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
조선·해양플랜트용꾸준한 실수요안정후판 시장의 수요 기반 역할
산업설비용프로젝트 중심 거래안정반도체·기계설비 수요가 일부 뒷받침


7월 셋째 주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국산 SS400 기준 톤당 99만 원, 수입재는 95만~96만 원을 유지했다. 여름철 비수기로 전체 거래량 회복은 더디지만 조선과 해양플랜트, 산업설비 수요가 이어지면서 수급 균형은 유지됐다.

공급 측면에서도 제조사가 실수요 중심의 판매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유통시장에 재고 부담이 커지지 않았다. 현재 가격에서는 유통 마진도 일정 부분 확보되고 있어 가격을 낮춰 물량을 밀어낼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당분간 제조사 가격정책이나 수입재 공급에 큰 변화가 없다면 후판 유통가격은 현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개별 유통·가공업체는 가격보다 실수요업체의 결제 지연과 외상매출 확대를 더욱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회사와 인물, 거래와 결제조건은 모두 허구다. 실제 후판 가격과 수급 환경은 해당 기간 국내 후판 시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다음 회 예고

《강철의 계절⑦》 협회의 닫힌 회의실

철근과 H형강은 하락하고 열연은 약보합, 냉연도금재와 후판은 보합을 유지한다. 제조사는 가격 방어를 요구하지만 유통업체들은 월말 자금 부담을 호소한다.

한국금속산업협회 정하린 본부장은 철강사·제강사·유통업체·건설사·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를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정훈 과장과 정원증권 강현우 연구위원도 참석한다.

회의의 의제는 ‘국내 철강 유통시장 안정’이다.

그러나 문이 닫히자 제조사는 유통업체의 저가 판매를 탓하고, 유통업체는 제조사의 높은 공급가격을 문제 삼는다. 수요업체는 철강재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정부는 감산과 공급망 안정 대책을 동시에 주문한다.

누구나 시장 안정을 말하지만, 각자가 원하는 안정의 가격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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