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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위 철원 투자는 ‘원료 선행’…ERG HBI 200만톤 연기, 펠릿·자철광 증설은 전진

고품위 철원 투자는 ‘원료 선행’…ERG HBI 200만톤 연기, 펠릿·자철광 증설은 전진

저탄소 제철 전환을 겨냥한 글로벌 철원 투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9월 중순 확인된 신규 프로젝트를 묶어 보면 HBI·DRI 생산설비를 바로 늘리기보다 먼저 펠릿과 자철광 정광 등 고품위 원료 기반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인도에서는 150만톤 규모 펠릿 증설이 구체화됐고 호주 Whyalla는 연간 최대 250만톤의 자철광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반면, 카자흐스탄에서는 200만톤 규모 HBI 프로젝트가 무기한 연기됐다.


지역·기업프로젝트·시장 지표규모·수치현재 상태
인도 JNILRaipur 신규 펠릿 설비연 150만톤설비 발주·약 24개월 내 가동 목표
인도 JNIL2026회계연도 펠릿 생산136만9,506톤, 전년 대비 5% 증가기존 150만톤급 설비 가동 기반
인도철광석 펠릿 생산2025회계연도 1억900만톤 → 2026회계연도 1억2,000만톤고로·스폰지철용 수요 확대
카자흐스탄 ERG·SSGPO1단계 HBI 프로젝트연 200만톤, 투자액 약 12억달러기존 2029년 가동 계획에서 무기한 연기
카자흐스탄 ERG·SSGPO신규 고품위 펠릿 설비연 500만톤2028년 생산 목표로 우선순위 상향
호주 Whyalla·Middleback Ranges자철광 확장 1단계연 최대 250만톤초기 공사·개발 진행
중국향 시장67.5% Fe 펠릿피드 프리미엄9월 15일 3.90달러/dmt2024년 2월 말 이후 높은 수준 유지
호주 SIMEC64% Fe 자철광 정광 입찰5만톤, 9월 11일 83달러/톤 FOB 호주9월 26~30일 선적 조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ERG의 투자 순서 조정이다. SSGPO가 추진해온 1단계 HBI 설비는 연간 200만톤 규모로, 금속화율 93.5% 이상과 철 함량 90% 이상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였다. 당초 2029년 가동을 계획했지만 글로벌 시장 여건과 원료 품질 요구를 다시 검토하면서 일정이 무기한 뒤로 밀렸다. 대신 회사는 연간 500만톤 규모의 신규 펠릿 설비를 우선 과제로 올려놓고 2028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선택은 HBI 수요가 사라졌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직접환원 공정이 요구하는 원료 품질과 안정적인 판매처를 먼저 확보해야 대규모 HBI 투자의 경제성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 가깝다. 기존 펠릿 설비만으로는 향후 HBI 원료 규격과 판매시장 확대를 동시에 충족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투자 순서를 바꾼 배경으로 읽힌다. 철강정보원은 이를 저탄소 철원 투자에서 ‘환원설비 용량’보다 ‘적합한 고품위 원료의 지속 조달’이 선행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인도에서는 반대로 펠릿 단계의 증설이 본격화되고 있다. JNIL은 Raipur 제철단지에 연산 150만톤 규모 신규 펠릿 설비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150만톤급 펠릿 생산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6회계연도 펠릿 생산은 136만9,506톤으로 전년보다 5% 늘었다. 같은 기간 DRI 생산도 30만1,136톤으로 12% 증가했다. 신규 설비는 자체 광산에서 나오는 철광석 미분광과 저품위 괴광을 부가가치가 높은 원료로 전환해 고로와 스폰지철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한다.


인도 전체 펠릿 생산이 2025회계연도 1억900만톤에서 2026회계연도 1억2,000만톤으로 늘어난 점도 같은 방향이다. 철강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산에서 나온 미분광을 그대로 판매하기보다 선광·펠릿화해 내부 제철공정에 투입하려는 수직계열화가 강화되고 있다. 광산과 제철소를 함께 보유한 생산자에게 펠릿은 단순 판매품목이 아니라 원료 품질과 수율, 코크스 사용량, DRI 생산성을 함께 조정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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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Whyalla도 자철광을 중심으로 원료 체질을 바꾸고 있다. 남호주 정부는 Middleback Ranges의 자철광 확장 1단계가 진행 중이며, 완공 시 연간 최대 250만톤의 자철광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적철광·고로 중심 구조에서 자철광 선광과 고품위 원료, 향후 DRI·전기로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만들려는 구상이다. 다만 고품위라는 명칭만으로 프리미엄이 자동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가치는 철 함량뿐 아니라 실리카 등 불순물, 선광비, 펠릿화 비용, 운임과 대체 원료 가격을 함께 따져야 한다.


최근 현물시장도 이 점을 보여준다. 67.5% Fe 펠릿피드 프리미엄은 9월 15일 3.90달러/dmt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중국향 65% Fe 정광 프리미엄도 주중 상승했다. SIMEC는 9월 11일 64% Fe 자철광 정광 5만톤을 83달러/톤 FOB 호주에 판매했다. 중국의 일반 철광석 가격이 90달러 후반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가공 적합성이 높은 원료에는 별도의 가치평가가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참여자 관점에서는 투자 판단의 기준이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광산업체는 단순 증산보다 선광·펠릿화로 판매 가능한 품질 범위를 넓히는 선택지가 중요해지고, DRI·HBI 사업자는 환원로 투자 이전에 장기 펠릿 조달과 에너지·물류비를 함께 잠가야 한다. 철강사 역시 고품위 원료의 명목 Fe보다 실제 용선·DRI 수율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따지는 가치사용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다음 단계의 확인 포인트는 세 가지다. ERG가 500만톤 펠릿 설비의 공급계약과 세부 일정을 확정하는지, JNIL의 150만톤 증설이 계획대로 금융·설비 집행 단계로 넘어가는지, Whyalla의 자철광 확장이 실제 고품위 원료 공급 증가로 연결되는지가 핵심이다. 세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는 저탄소 철원 시장에서 HBI·DRI 설비 자체보다 선행 원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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