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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3] 전기로의 시대, 스크랩은 원료가 아니라 전략자원이다

[기획 연재 3] 전환기의 글로벌 철강: 무역 장벽과 녹색 패러다임

글로벌 철강업계의 신규 투자 중심이 전기로로 이동하면서 스크랩은 더 이상 단순 원료가 아니라 전략자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저탄소 경쟁력, 통상환경 변화, 고급재 생산능력이 한데 맞물리며 한국 철강업계 역시 스크랩 확보와 판재류 공정전환 전략을 서둘러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글로벌 철강업계의 탈탄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전기로는 더 이상 보조 공정이 아니라 새 투자 사이클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그 전기로 체제의 심장부에는 스크랩(고철)이 있다. 이제 스크랩은 값이 오르내리는 원료를 넘어, 각국 산업정책과 공급망 전략 속에서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전략자원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OECD의 2025년 철강전망에 따르면 2025~2027년 가동 예정 또는 계획 중인 글로벌 신규 철강 생산능력 1억6,520만 metric ton 가운데 약 60%가 전기로 프로젝트다. 세계 철강 생산에서 전기로 비중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기로 증설이 늘수록 공통적으로 중요해지는 것은 고품위 스크랩과 DRI/HBI 같은 대체 철원 확보다.


지표최근 수치의미
2025~2027년 예정·계획 글로벌 신규 철강능력1억6,520만 metric tonOECD 집계
이 중 전기로 프로젝트 비중약 60%공정 전환 가속
2024년 BF-BOF 탄소배출 집약도2.34 tCO2/tcsworldsteel
2024년 Scrap-EAF 탄소배출 집약도0.69 tCO2/tcsworldsteel
포스코 광양 전기로 능력250만 ton/년2026년 준공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전기로 능력270만 metric ton/년미국 투자 추진


worldsteel의 2025 지속가능성 지표를 보면 2024년 조강 1톤당 배출집약도는 BF-BOF가 2.34tCO2, 스크랩 기반 전기로는 0.69tCO2로 격차가 크다. 물론 전기로가 만능은 아니다. 전력비, 전력원 구성, 고급강 생산 안정성, 고품위 원료 확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탈탄소와 통상규제가 결합하는 환경에서는 전기로 확대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지고 있다.


스크랩 확보가 곧 경쟁력이다

전기로 확대가 의미하는 첫 번째 변화는 스크랩의 위상 상승이다. 과거에는 제강사의 구매원가 문제로 주로 해석됐지만, 이제는 고급재 생산이 가능한 청정 스크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하느냐가 생산성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좌우한다. 저급 스크랩만으로는 고부가 판재류와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같은 제품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요 권역은 스크랩을 더 오래 국내에 머물게 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5년 7월부터 금속 스크랩 수입·수출에 대한 관세감시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철강·금속 행동계획에서도 스크랩의 역외 유출 관리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직 전면 수출금지까지 간 것은 아니지만, 스크랩을 순환경제와 저탄소 제조의 핵심 투입재로 본다는 정책 신호는 분명해졌다.


신규 전기로 투자는 ‘저탄소+현지화’의 결합으로 간다

전기로 확대는 단순한 공정 전환이 아니라 통상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추진하는 연산 270만 metric ton 규모 전기로 제철소는 대표적 사례다. 현지에서 자동차강판을 생산해 미국 공급망 안으로 들어가려는 전략이며, 미국 고관세와 현지조달 기조를 동시에 의식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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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역시 2026년 6월 광양에서 연산 250만 ton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완공하며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구체화했다. 포스코는 이 설비가 고로 대비 약 75% 수준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기로가 더 이상 봉형강 중심의 공정이 아니라 프리미엄 판재류까지 겨냥하는 단계로 올라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로 시대의 병목은 전력, 스크랩, 그리고 품질이다

다만 전기로 확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는 전력이다. 전기로는 전력단가와 전력 안정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전력비가 높거나 재생에너지 조달 구조가 불안하면 저탄소 프리미엄은커녕 원가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둘째는 스크랩이다.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 불순물 관리가 안 되면 고급강 생산에 한계가 생긴다. 셋째는 품질과 고객 승인이다. 자동차, 에너지, 전기전자용 강재는 공정전환 자체보다 전환 이후의 품질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결국 전기로 체제는 설비 하나를 짓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스크랩 회수·선별·가공, DRI/HBI 보완, 재생에너지 조달, 고객 승인, 제품 믹스 재편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때문에 스크랩 산업도 단순 재활용업을 넘어 철강 공급망의 핵심 인프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한국 시장은 봉형강보다 판재류에서 더 큰 전환을 맞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스크랩 기반 제강사가 이미 봉형강 시장의 핵심 축이지만, 앞으로의 변화는 판재류에서 더 의미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의 대형 전기로와 현대제철의 미국 전기로 투자는 모두 저탄소 판재류 시대를 겨냥한 움직임이다. 수출시장에서는 CBAM과 저탄소 조달 기준이 강화되고, 내수시장에서도 자동차·가전·전기전자 고객사의 탄소 요구가 커지고 있어 판재류 공정 전환 압력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유통과 트레이더, 스크랩 업계도 역할이 바뀐다. 스크랩은 단순히 단가가 싼 소재가 아니라 품질 선별과 안정 조달이 중요한 자원이 된다. 제강사는 고급 스크랩 풀 확보에 더 민감해지고, 철강사는 제품별 탄소 발자국을 설명할 수 있는 저탄소 소재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 앞으로 시장이 봐야 할 것은 전기로 증설 숫자만이 아니다. 누가 좋은 스크랩을, 어떤 비용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결국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관전 포인트왜 중요한가한국 시장 영향
고품위 스크랩 확보 경쟁전기로 고급재 생산의 전제스크랩 가격·품질 프리미엄 확대
전력비와 재생에너지 조달저탄소 경쟁력 좌우제강사 원가구조 변동
판재류 전기로 상업화자동차강판 등 고급재 확대국내 철강사 투자 방향 변화
EU·미국 정책 변화통상·탄소 규제 연동수출 전략 재편
스크랩 산업 고도화선별·가공 인프라 중요성 증대유통·재활용업 역할 확대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11일

주요 출처 OECD, worldsteel, 포스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루이지애나 주정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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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요약


기사 이미지 설명

대형 스크랩 야드와 현대식 전기로 제철소가 한 화면에 이어지고, 자력 크레인이 스크랩을 옮기는 장면과 밝게 타오르는 전기로, 출하를 기다리는 철강 코일이 함께 보이는 사실적인 산업 일러스트. 저탄소 전환과 순환자원 확보 경쟁을 상징하되 이미지 안에는 글자나 숫자를 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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