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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저탄소에서 그린스틸까지 (6)] 저탄소 강재에서 그린스틸로…국내 철강사가 넘어야 할 마지막 다리

저탄소 강재에서 그린스틸로…국내 철강사가 넘어야 할 마지막 다리

HyREX와 Hy-Arc보다 더 어려운 것은 수소·전력·원료·수요시장을 동시에 만드는 일이다


기술개발보다 어려운 것은 산업 시스템의 동시 전환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 환원에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부산물로 물을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철강의 직접배출을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표적 near-zero 경로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환원반응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수백만 톤 규모 제철소가 경제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다. 대형 유동환원 또는 샤프트환원 설비, 전기용융·전기로, 수소 제조·저장·운송, 저탄소 전력과 고품질 철광석 공급망이 모두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IEA가 2025년 전 세계 near-zero 철 생산능력 전망을 2030년 약 1000만 톤 수준으로 평가한 것도 이 복잡성을 보여준다. near-zero 운전이 가능한 설비 계획은 8000만 톤을 넘지만 실제 2030년 near-zero로 운전하겠다는 계획은 그보다 훨씬 제한적이다. 기술이 “가능”한 것과 원료·에너지·가격 조건까지 갖춰 “실제 운영”되는 것 사이에 큰 간격이 있는 셈이다.


포스코 HyREX는 실증단계, 현대제철은 복합공정에서 다음 단계로 간다

포스코 HyREX는 FINEX에서 축적한 유동환원 기술과 전기용융로를 결합한다. 포스코는 2023년 회당 50kg 수소 유동환원 시험로, 2024년 시간당 1톤 전기용융 시험설비를 운영했고, 2026년 4월 포항의 연산 30만 톤 실증플랜트 건설에 착수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2030년까지 단계적 시험조업으로 상용설비 전환에 필요한 운전조건과 기술성숙도를 확보하는 것이 현재 공식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보다 단계적인 경로를 제시한다. 2026년 Pre-melting 복합공정으로 약 20% 저탄소 제품을 확대하고, 이후 Hy-Arc 연구개발을 통해 약 40% 저감 경로를 검토한다. 장기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제품 대비 약 90% 저감을 목표로 하지만 회사는 현재 기술개발 단계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처럼 국내 고로 철강사들은 최종 기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중간 감축단계를 상업제품으로 연결하면서 학습곡선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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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와 전력은 새로운 원료탄이다

고로 시대의 전략자원이 원료탄과 철광석이었다면 그린스틸 시대에는 청정수소와 저탄소 전력이 새로운 원료탄이 된다. 수소 가격이 높으면 환원철 생산비가 급등하고, 재생전력이 부족하면 전기용융과 수전해의 탄소효과가 떨어진다.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해외 그린수소·암모니아, 해외 DRI/HBI 생산거점, 장기 전력계약과 항만 인프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원료도 바뀐다. 수소 DRI는 일정 수준 이상의 철광석 품질과 펠렛, 혹은 HyREX처럼 분광을 직접 활용하는 공정기술이 필요하다. 고급 전기로 제품은 스크랩만으로 성분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어 HBI가 청정 철원으로 중요해진다. 따라서 국내 기업의 그린스틸 경쟁력은 제철소 안의 특허뿐 아니라 해외 철원·에너지 프로젝트 지분과 장기 구매계약에서도 결정될 수 있다.


그린 프리미엄과 오프테이크가 없으면 투자가 움직이지 않는다

초기 near-zero 철강은 기존 제품보다 비쌀 가능성이 높다. 이 차이를 누가 부담할지가 투자결정의 핵심이다. 자동차·조선·가전·건설 고객이 일정 물량을 장기 계약하고, 공공조달이 저탄소 제품을 우대하며, 탄소가격이나 세제·금융지원이 비용 차이를 보완해야 대형 설비의 최종투자결정이 가능해진다. 유럽의 선도 프로젝트 상당수가 정부지원과 장기 오프테이크를 함께 확보하는 이유다.


한국의 철강산업법 역시 저탄소철강 인증과 실증 지원, 특구와 재생철자원 체계를 마련했다. 다음 과제는 이 제도를 실제 수요시장과 연결하는 일이다. 저탄소 인증 제품을 공공 인프라, 자동차, 조선, 에너지 프로젝트가 얼마나 구매하는지, 그 프리미엄을 계약서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하는지가 산업전환의 속도를 결정한다.


한눈에 보는 핵심 구조

병목현재 단계필요한 변화
수소환원 기술실증·R&D수백만 톤 상업설비 검증
청정수소초기 공급시장대규모 장기·저가 조달
저탄소 전력가격·공급 제약PPA·망 확충·무탄소 전원
DRI/HBI해외 의존 가능성장기 공급망·해외 거점
수요초기 프리미엄 시장오프테이크·공공조달 확대
인증제도화 시작국제 상호인정·제품 LCA 정착


전략 판단: 그린스틸 프로젝트의 투자성은 제철설비의 기술성만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전력단가, 수소가격, HBI 조달가격, 탄소가격, 제품 프리미엄, 장기 판매물량을 하나의 사업모델로 묶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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