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 (월)

[K-스틸 주간 해설] 가격은 버티는데 거래는 멈췄다…장마가 드러낸 철강시장의 체력 차

7월 둘째 주 국내 철강시장은 판재류의 가격 방어와 건설강재의 약세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열연과 냉연도금은 공급가격과 낮은 재고가 시세를 지지했지만, 

철근과 형강은 장마·건설경기 부진과 스크랩 가격 하락으로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



국내 철강 유통시장이 공급자의 가격 인상 의지와 실수요 부진 사이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고 있다. 7월 둘째 주 판재류는 제조사의 공급가격 조정과 제한적인 시중 재고를 바탕으로 가격 방어에 성공한 반면, 철근과 형강 등 건설강재는 장마와 건설경기 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상승 흐름이 꺾였다.


이번 주 시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가격 자체보다 거래량과 가격 간의 괴리다. 판재류 가격은 오르거나 유지됐지만 실제 구매는 활발하지 않았고, 건설강재는 가격을 낮춰도 출하가 늘지 않았다. 수요 회복이 가격 상승을 이끈 것이 아니라 제조사의 판매정책, 수입 원가 상승, 재고 축소가 시세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7월 둘째 주 시장축별 점검

시장축대표 유통가격주간 압력시장 해석
열연·후판열연 97만~98만원/톤, 후판 약 99만원/톤강보합공급가격 인상과 낮은 재고가 수요 부진을 상쇄
냉연도금냉연강판 약 95만원/톤, 용융아연도금강판 107만~108만원/톤상승 대기기존 저가 재고 소진 이후 인상분 반영 가능성
철근·형강철근 87만5,000~88만원/톤, H형강 117만~119만원/톤약보합장마와 건설현장 가동 차질로 가격 방어력 약화
전기로 원료국내 스크랩(고철) 구매가격 1만원/톤 인하약세봉형강 가격 인상의 원가 명분 약화



판재류, 실수요보다 공급 조건이 가격을 움직였다

판재류에서는 열연이 가장 빠르게 공급가격 인상분을 흡수했다. 국산 정품 열연은 톤당 97만~98만원 범위로 올라섰고, 수입대응재도 96만원 안팎까지 높아졌다. 일반 수입재 역시 92만~93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이전보다 국산과의 가격 차이가 줄었다.


열연가격을 받치는 첫 번째 요인은 시중 재고다. 여름철 비수기임에도 유통업체가 과도한 재고를 보유하지 않아 급매물 출회가 제한되고 있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출 필요가 크지 않은 셈이다.


두 번째는 수입재의 가격 경쟁력 약화다. 중국산 열연에 대한 최저수입가격 적용 이후 과거와 같은 저가 계약이 어려워졌고, 기존 계약 물량도 높아진 원가를 안고 국내에 반입되고 있다. 수입재가 국산 가격을 끌어내리기보다 국산의 가격 방어를 돕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가격 강세를 수요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거래량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건설과 일반 제조업의 구매도 필요한 물량을 나눠 조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열연시장은 ‘많이 팔려서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 ‘싸게 팔 이유가 줄어든 시장’에 가깝다.


후판은 열연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국산 후판은 톤당 99만원 안팎, 수입재는 90만원 중후반에서 큰 변화 없이 움직였다. 건설향 수요는 약하지만 조선, 해양플랜트, 산업설비와 대형 프로젝트 관련 물량이 일정 수준 유지되면서 유통가격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추가 인상을 이끌 동력은 강하지 않지만 가격을 크게 낮출 이유도 부족하다. 후판은 당분간 상승이나 하락보다는 현 수준을 중심으로 거래 범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냉연도금, 가격 인상은 결정됐지만 재고가 시간을 벌고 있다

냉연도금 시장은 열연보다 한 박자 늦게 움직이고 있다. 냉연강판은 톤당 95만원, 산세강판은 94만원 안팎에서 거래됐고, 용융아연도금강판은 107만~108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과 전기아연도금강판도 약 105만원 선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제조사의 공급가격 인상 방향은 분명하지만 유통가격 반영 속도는 더디다. 유통업체들이 아직 과거에 확보한 상대적으로 낮은 원가의 재고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 원가가 서로 다른 물량이 시장에 섞이면서 일부 업체는 가격을 올리고, 일부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과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의 분기점은 7월 중·하순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재고가 줄고 신규 입고분의 원가 비중이 커지면 톤당 2만~3만원 수준의 인상 압력이 유통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와 가전, 건자재 등 수요산업의 구매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호가와 실거래가격의 간격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건설강재, 가격 인상보다 출하 회복이 먼저다

철근시장은 제강사의 가격 인상에도 시장가격이 목표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다. 국산 철근은 톤당 87만5,000~88만원 범위에서 거래돼 주간 기준으로는 반등했지만, 주초 고점에서는 다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제강사 판매가격이 톤당 91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조정된 점을 고려하면 유통시장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장마로 건설현장 가동이 줄면서 출하 자체가 감소했고, 가격을 낮춰도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철근시장에서 가격 할인은 더 이상 확실한 판매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실수요가 부재한 상황에서 저가 판매가 확대되면 거래량 증가보다는 시장 기준가격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제강사와 유통업체 모두 출하량을 관리하면서 가격 하락을 제한하는 전략이 불가피하다.


공급 측면도 안심하기 어렵다. 국내 주요 철근 제강사의 7월 평균 가동률은 약 67.2%로 전월보다 3.6%포인트 낮아질 전망이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일부 수출 물량이 생산을 지지하고 있으나 내수 출하가 회복되지 않으면 재고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H형강은 지난 4월 이후 이어진 상승세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 국산 중소형 H형강은 톤당 117만~119만원 범위로 내려섰고, 일부 저가 물량이 등장하면서 업체별 거래가격의 차이도 커졌다.


그동안 H형강 가격을 끌어올린 핵심 배경은 반복적인 제강사 인상과 스크랩(고철) 강세였다. 그러나 국내 스크랩 구매가격이 전국적으로 톤당 1만원 인하되면서 원가를 근거로 한 추가 제품가격 인상은 설득력이 약해졌다.


수입재 공급이 많지 않다는 점은 가격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상반기 H형강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2.2% 감소했고, 중국산은 반덤핑 조치의 영향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수입 감소만으로 국내 가격을 계속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현 단계에서는 공급 제약보다 건설 수요 부진의 영향이 더 강하다.



스크랩 약세, 봉형강 시장의 가격 논리를 바꾼다

이번 주 스크랩 가격 하락은 단순한 원료가격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철근과 형강 가격 상승의 주요 근거였던 전기로 원가 부담이 완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강사 입장에서는 스크랩 가격 하락이 생산원가를 낮추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제품가격 방어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유통시장에서는 원료가격이 내려가는데 제품가격을 계속 올리는 데 대한 저항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스크랩 가격이 한 차례 인하됐다는 이유만으로 봉형강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제강사들이 감산과 출하 조절을 병행하고 있고, 제품가격이 이미 손익 확보에 필요한 수준까지 충분히 내려오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스크랩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는지, 제강사 가동률이 얼마나 조정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유통업계, ‘가격 인하를 통한 판매 확대’ 전략 재검토해야

현재 시장은 가격을 낮추면 주문이 늘어나는 정상적인 수요시장이 아니다. 판재류는 재고가 적고 수입 원가가 높아 가격을 낮추기 어렵고, 건설강재는 가격을 낮춰도 현장 가동이 뒷받침되지 않아 출하 증가가 제한된다.


유통업체는 판매량 확대보다 재고 원가와 회전기간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열연과 냉연도금은 저가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매가격을 조정하고, 철근과 형강은 급매보다 현금흐름과 재고 규모를 우선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입업체와 트레이더는 단순한 해외 오퍼 비교보다 국내 판매 가능가격을 역산해야 한다. 최저수입가격, 반덤핑 관세, 환율, 운임과 금융비용을 반영하면 해외 명목가격이 낮더라도 실제 국내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


실수요가는 일괄 구매보다 분할 구매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후판처럼 프로젝트 단위로 규격과 납기가 중요한 품목은 가격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필요한 물량을 먼저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다음 주 관전 포인트

7월 중순 이후 시장은 장마의 종료 시점과 유통 재고 변화에 좌우될 전망이다. 열연은 톤당 98만원선의 실거래 정착 여부, 냉연도금은 저가 재고 소진 이후 인상분 전가 여부가 핵심이다.


철근과 형강은 가격보다 출하량 회복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건설현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제강사의 가격 방어에도 불구하고 일부 저가 거래가 확산될 수 있다. 반대로 제강사의 감산과 출하 조절이 강화되면 거래 부진 속에서도 가격 하락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스크랩 가격도 중요한 변수다. 추가 인하가 이어지면 봉형강 가격의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납품량 감소나 해외가격 반등으로 하락이 멈추면 제강사의 가격 방어 논리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주 국내 철강시장은 수요 회복 없이 가격만 움직이는 불완전한 상승 국면을 보여줬다. 판재류는 공급 조건과 재고가 가격을 받쳤고, 건설강재는 계절적 수요 공백 앞에서 원가 기반 상승세가 꺾였다. 향후 시장 방향은 제조사가 제시하는 가격이 아니라 실제 출하량과 재고 변화에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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