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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전기로가 연 포스코 ‘저탄소 강재 시대’…합탕 거쳐 HyREX로 간다

포스코가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 원을 투자한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를 준공하고 저탄소 강재 생산체계 구축에 들어갔다. 

전기로 쇳물과 고로 용선을 결합하는 합탕 기술로 2030년까지 자동차강판·전기강판 양산을 추진하고, 포항의 연산 30만 톤 HyREX 실증설비를 통해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철강 탈탄소 전략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생산설비를 통한 시장 대응 단계로 넘어갔다.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가 가동되면서 포스코는 스크랩(고철)을 활용한 탄소저감 조강 생산과 고로 용선을 결합해 자동차강판·전기강판까지 공급하는 새로운 생산체계 구축에 나섰다.


전기로 준공의 의미는 고로를 곧바로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기존 고로의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인 HyREX 상용화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 공정이 확보됐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가 구상하는 전환 경로는 비교적 명확하다. 단기적으로는 광양 전기로에서 탄소저감 쇳물을 생산하고, 고로 용선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통해 고급강 품질을 확보한다. 이후 포항에서 연산 30만 톤 규모의 HyREX 실증설비를 운영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검증하고, 장기적으로 포항·광양의 고로 생산체계를 수소환원제철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6,000억 원 투입한 연산 250만 톤 전기로…탈탄소 생산 ‘첫 상업설비’

포스코는 2026년 6월 17일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 원을 투입한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준공했다. 2024년 2월 착공 이후 약 2년4개월 만이다. 건설 과정에는 연인원 약 27만 명이 투입됐다.


단일 전기로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포스코가 추진해 온 2050 탄소중립 로드맵 가운데 실제 조강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가 상업 운전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가 있다. 포스코 광양 전기로 준공 자료


구분광양 전기로 계획
준공일2026년 6월 17일
위치전남 광양제철소
투자 규모약 6,000억 원
연간 생산능력250만 톤
착공 시점2024년 2월
주요 원료스크랩(고철)
탄소 감축 효과포스코 고로 기준 최대 약 75%
목표 제품탄소저감 강재,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
고급강 양산 목표2030년
장기 연계 공정수소환원제철 HyREX
자료포스코·시장 및 공식 자료 종합


전기로는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이미 생산된 철강재에서 회수한 스크랩(고철)을 전기로 녹여 쇳물을 만든다. 환원 과정에서 석탄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직접적인 탄소 배출량이 고로보다 적다.


포스코는 광양 전기로를 통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약 7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포스코의 탄소감축 기준연도인 2017∼2019년 평균과 비교한 조강 기준 Scope 1·2 배출량이다. 실제 감축률은 투입하는 스크랩(고철)의 품질과 비중, 전력 생산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전기로가 가동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생산제품이 동일한 수준의 탄소저감 효과를 갖는 것은 아니다. 제품별 탄소집약도는 원료 구성, 합탕 비율, 정련 방식과 사용 전력의 탄소배출계수에 따라 달라진다. 앞으로 포스코가 고객사에 공급할 저탄소 강재의 경쟁력도 감축률 자체뿐 아니라 제품별 배출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산정하고 인증하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전기로의 약점은 품질…포스코가 꺼낸 해법은 ‘합탕’

광양 전기로의 기술적 핵심은 단순한 스크랩(고철) 용해보다 고급강 생산에 있다. 전기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유리하지만, 스크랩(고철)에 포함된 구리·주석·니켈·크롬 등의 잔류 원소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잔류 원소가 일정 수준 이상 축적되면 표면 품질과 성형성, 용접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외판처럼 표면 결함 관리가 엄격한 제품이나 자성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전기강판은 일반적인 전기로 조업만으로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포스코가 개발 중인 합탕 기술은 이러한 품질 문제를 완화하는 브릿지 공정이다. 전기로에서 생산한 탄소저감 쇳물과 고로에서 생산한 고품질 용선을 일정 비율로 혼합한 뒤 정련하는 방식이다.


전기로 쇳물 비중을 높이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고로 용선을 함께 사용하면 불순물 농도와 성분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포스코는 스크랩(고철) 선별·분류, 용해, 정련 과정의 성분 제어 기술을 합탕 공정과 연계해 고로 수준의 제품 품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가 2030년까지 양산을 목표로 제시한 품목은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이다. 이는 광양 전기로를 단순한 범용 열연·봉형강 생산설비가 아니라 고부가가치 판재류를 생산하는 전기로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전기로 고급강은 포스코가 선정한 8대 전략제품 가운데 하나다. 회사는 연구·생산·판매 조직을 연결한 통합 프로젝트팀을 통해 스크랩(고철) 배합부터 제품 개발, 고객 인증까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강재는 ‘제품’이 아니라 별도의 공급체계

광양 전기로 가동으로 포스코가 곧바로 연간 250만 톤 전량을 자동차강판이나 전기강판으로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설비 안정화와 원료 배합, 합탕 비율, 성분 제어, 제품별 시험 생산을 거쳐야 한다. 고급강은 수요가 인증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동차강판은 강도와 성형성뿐 아니라 표면 품질, 도금성, 용접성 등이 동시에 요구된다. 전기강판은 규소 함량과 결정 조직, 두께 편차, 철손 등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였더라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가공성과 성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제 채택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광양 전기로의 성과는 단순한 조강 생산량보다 고급강 시험 생산과 고객 인증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로 쇳물 투입 비중을 높이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는 합탕 기술의 정밀도도 핵심 지표가 된다.


저탄소 강재 공급에는 별도의 인증·추적 체계도 필요하다. 완성차·가전·에너지기업은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관리해야 하므로, 철강재 구매 단계에서도 제품별 탄소집약도와 원료 구성, 생산공정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한다.


포스코로서는 전기로 가동과 함께 제품별 전과정평가, 탄소 배출량 검증, 고객사 공급망 데이터 연계를 구축해야 한다. 향후 저탄소 강재 시장에서는 물리적인 품질과 탄소 데이터의 신뢰성이 사실상 하나의 제품 사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크랩 공급망, 광양 전기로 경제성 가를 첫 번째 변수

광양 전기로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려면 연간 대규모 스크랩(고철)을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모든 스크랩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용 쇳물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폐스크랩은 회수·유통 과정에서 구리와 비철금속, 도금재, 이물질이 섞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신다찌류와 가공스크랩은 성분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공급량이 제한적이고 가격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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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강 생산을 확대할수록 포스코가 요구하는 원료 기준은 일반 전기로 제강사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내 스크랩 시장에 단순한 물량 경쟁을 넘어 품질별 가격 차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원료·공정 변수생산에 미치는 영향시장의 핵심 과제
고급 스크랩 확보잔류 원소와 불순물 감소제조업 발생 스크랩 회수망 구축
스크랩 선별·가공고급강 품질 안정화파쇄·선별·성분분석 설비 확대
전력 가격전기로 제조원가 결정안정적인 산업용 전력 공급
전력의 탄소집약도제품별 실질 탄소감축률 결정무탄소·저탄소 전력 조달
합탕 비율품질과 탄소감축률을 동시에 좌우제품별 최적 배합기술 확립
고객 인증실제 판매와 프리미엄 형성자동차·전기강판 장기 성능 검증


국내 스크랩 유통업계에는 고급 원료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방사선과 중량 중심의 기존 검수에서 벗어나 성분 분석과 이물질 관리, 발생처 추적 능력이 가격을 좌우하는 구조로 이동할 수 있다.


반면 포스코의 대규모 구매가 본격화하면 전기로 제강사와의 원료 확보 경쟁도 불가피하다. 철근·형강을 생산하는 제강사 입장에서는 고급 스크랩 가격뿐 아니라 중·저급 스크랩까지 연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스크랩 공급망 확대 없이 전기로 능력만 늘어나면 국내 전체 전기로 제품의 원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의 탄소 함량까지 낮아야 ‘진짜 저탄소강’

전기로는 고로보다 직접 배출량이 적지만 전력을 많이 사용한다. 사용 전력이 석탄·LNG 발전 중심이면 전기로 공정의 간접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 실제 감축 효과가 축소된다.


광양 전기로의 경쟁력은 산업용 전기요금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무탄소 전력 조달 능력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국내 전기요금이 상승하면 전기로강의 제조원가가 높아지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무탄소 전력 비중이 충분하지 않으면 수출시장에서 주장할 수 있는 탄소감축 폭도 제한된다.


이는 전기로 투자가 설비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스크랩 순환체계, 전력망, 무탄소 전원, 탄소배출 인증까지 함께 구축돼야 저탄소 강재가 기존 고로재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포스코가 전기로 강재에 어느 정도의 가격 프리미엄을 적용할 수 있을지도 관전 대상이다. 초기에는 저탄소 원료와 전력, 인증 비용 때문에 제조원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와 완성차 공급망 감축 목표가 구매 수요를 만들더라도 수요가가 추가 비용을 얼마나 분담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포항 HyREX 부지 승인…전기로 다음 단계도 가시권

광양 전기로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탄소감축 수단이라면 포항에서 추진하는 HyREX는 고로 자체를 대체하기 위한 장기 해법이다.

HyREX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에 포함된 산소를 제거하고, 생산된 환원철을 전기용융로에서 녹여 쇳물을 만드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정에서 확보한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 사용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2026년 3월 국토교통부가 포항국가산업단지 계획 변경을 승인하면서 HyREX용 부지 확보를 위한 행정 절차도 진전됐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인근 공유수면 약 135만㎡, 약 41만 평을 활용해 수소환원제철 관련 부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단계주요 설비·기술목표와 역할
현재기존 고로·전로고급강 대량 생산 기반 유지
2026년 이후광양 연산 250만 톤 전기로스크랩 기반 탄소저감 쇳물 생산
전환기전기로·고로 합탕탄소 감축과 고급강 품질 동시 확보
실증 단계포항 연산 30만 톤 HyREX 설비수소환원·전기용융 공정 검증
2030년 목표HyREX 상용 기술 개발 완료고로 대체 가능성 검증
장기포항·광양 생산체계 전환2050 탄소중립 생산체계 구축


포스코는 연산 30만 톤 규모의 HyREX 실증설비를 통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부 시장 자료에서는 2028년 실증설비 준공 목표가 거론되고 있으나, 포스코가 2026년 6월 공식적으로 제시한 핵심 일정은 ‘2030년 상용 기술 개발 완료’다. 실제 착공과 준공 일정은 부지 조성, 설비 발주, 정부 지원, 수소·전력 인프라 구축 상황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부지 승인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곧바로 상업 생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유수면 매립과 호안 공사, 전력망 구축, 수소 저장·공급설비, 전기용융로와 유동환원로 건설이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특히 HyREX의 경제성은 저렴한 청정수소와 대규모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 실증에 성공하더라도 수소와 전력 가격이 높으면 고로재와 가격경쟁을 벌이기 어렵다. 향후 정부의 전력·수소 인프라 지원과 탄소저감 설비 투자 지원이 사업 속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광양은 시장 대응, 포항은 기술 전환…두 축의 역할 분담

광양 전기로와 포항 HyREX는 같은 탈탄소 설비지만 역할과 시간축이 다르다.

광양 전기로는 이미 상업 생산이 가능한 설비다. 포스코는 이를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와 전기·전자 고객사가 요구하는 탄소저감 강재를 공급하고, 제품별 탄소 배출량과 가격 프리미엄을 실제 시장에서 검증할 수 있다.


포항 HyREX는 기존 고로를 근본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 실증사업이다. 철광석 환원 단계에서 석탄을 수소로 바꾸기 때문에 전기로보다 감축 범위가 넓지만, 대규모 수소와 전력 공급망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광양 전기로에서 축적되는 전기용융, 쇳물 정련, 고급강 품질관리 경험은 향후 HyREX 상용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 반대로 HyREX에서 생산한 환원철은 장기적으로 전기로의 원료 선택지를 넓히고, 스크랩에 포함된 불순물 문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포스코의 탈탄소 생산체계는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가 아니다. 고로, 전기로, 합탕, 환원철, HyREX를 단계적으로 결합해 품질과 탄소감축률, 원료비를 제품별로 최적화하는 복합 생산체계에 가깝다.


성패는 설비 규모보다 ‘팔리는 저탄소강’에 달렸다

광양 전기로 준공으로 포스코는 국내 철강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탄소저감 조강 생산수단을 확보했다. 그러나 연산 250만 톤이라는 설비 규모만으로 사업의 성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첫 번째 시험대는 스크랩 품질과 조업 안정성이다. 두 번째는 합탕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강판·전기강판이 기존 고로재와 동일한 품질을 확보하고 고객 인증을 통과할 수 있느냐다. 세 번째는 수요가가 저탄소 강재에 추가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시장 구조가 형성되는지 여부다.


HyREX 역시 기술 실증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수소와 무탄소 전력 가격, 대규모 설비 전환 비용, 기존 고로의 매몰비용까지 감안해 상업성을 입증해야 한다.

광양 전기로는 포스코 탄소중립 로드맵의 완성점이 아니라 첫 번째 상업적 검증 무대다.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으로 연결되고, 고객사가 그 탄소감축 가치에 실제 가격을 부여할 때 포스코의 저탄소 전환은 비로소 설비투자에서 사업모델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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