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생산은 회복됐지만 시장의 실제 방향은 생산량보다 관세와 수입쿼터, 공급 차질이 좌우하고 있다. 유럽 열연과 후판의 가격 역전, 미국의 선철 관세 면제, 인도의 EU 수출 확대가 하반기 철강 거래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살펴본다.

원료탄 시장은 중국과 해상시장이 엇갈렸다. 호주산 고품위 원료탄 가격은 7월 10일 톤당 239달러 FOB로 6월 12일보다 1.3% 하락했다. 공급이 개선된 반면 중국과 인도 수요가 약해지면서 해상 거래가 위축됐다.
중국 안쩌 지역 원료탄은 톤당 297달러 공장도 기준으로 같은 기간 1.7% 상승했다. 6월 광산 안전점검과 조업 중단으로 공급이 줄었던 영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산 가동이 재개되고 생산량과 항만 재고가 늘어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
인도 수입시장은 정부의 수입 코크스 반덤핑관세 연장 여부를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였다. 구매자들이 낮은 가격에는 관심을 나타냈지만 적극적인 계약에는 나서지 않았다.
슬래브 시장은 유럽의 후판 가격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탈리아향 수입 슬래브 가격이 톤당 560~570달러로 하락하면서 재압연사의 원가 부담이 낮아졌다. 열연 수입은 규제를 받는 반면 슬래브는 러시아산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무역장벽이 낮아 공급자가 반제품 수출로 전환할 가능성도 커졌다.
주요 글로벌 철강·원자재 가격
| 지역·품목 | 가격 | 달러 환산·비교 | 시장 흐름 |
| 북유럽 열연 내수 | 711유로/톤 | 약 811달러/톤 | 거래 부진 속 보합 |
| 이탈리아 열연 내수 | 703유로/톤 | 약 802달러/톤 | 쿼터 축소로 지지 |
| 남유럽 수입 열연 | 570~615유로/톤 CFR | 약 650~702달러/톤 | 저가 오퍼 확대 |
| 이탈리아 후판 | 700~730유로/톤 | 약 799~833달러/톤 | 슬래브 하락으로 압박 |
| 북유럽 후판 | 820~850유로/톤 | 약 936~970달러/톤 | 프로젝트 주문·공급 부족 |
| 이탈리아 철근 | 700유로/톤 | 약 799달러/톤 | 가격 방어 시도 |
| 튀르키예산 철근, EU향 | 540~550유로/톤 CFR | 약 616~627달러/톤 | 전주 대비 소폭 상승 |
| 미국 열연 | 1,287달러/미터톤 | 약 1,167달러/쇼트톤 | 한 달간 6.1% 상승 |
| 미국 봉형강 인상폭 | 30달러/쇼트톤 | 약 33달러/미터톤 | 누코어·게르다우 인상 |
| 중국 열연 수출 | 515달러/톤 FOB | - | 수요·수출 부진 |
| 중국 선재 수출 | 500~505달러/톤 FOB | - | 인도네시아산과 경쟁 |
| 인도네시아 선재 수출 | 485달러/톤 FOB | - | 아세안 최저가권 |
| 인도 열연 내수 | 5만7,350루피/톤 | 약 594달러/톤 | 몬순기 수요 부진 |
| 인도산 열연, EU향 | 630~650달러/톤 CFR | - | 쿼터 선점 수요 |
| 이탈리아향 수입 슬래브 | 560~570달러/톤 CIF | - | 전주 대비 하락 |
| 호주산 고품위 원료탄 | 239달러/톤 FOB | -1.3% | 해상 수요 부진 |
| 중국 안쩌 원료탄 | 297달러/톤 공장도 | +1.7% | 공급 차질 영향 |
주: 유로화 환산은 1유로=1.1408달러 적용, 소수점 이하 반올림
시장 참여자 반응
유럽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쿼터가 줄었다고 해서 최종수요가 살아난 것은 아니다. 다만 수입재를 대체할 선택지가 줄면서 유럽 철강사들이 이전보다 가격을 방어하기 쉬워진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지역 트레이더는 “중국산이 반드시 가장 저렴한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철강사들이 대형 계약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선재와 일부 봉형강시장의 공급 질서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강업계 관계자는 “선철 관세 면제는 전기로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완제품 관세로 내수가격을 지지하면서 핵심 원료비를 낮추는 정책이 병행될 경우 미국 제강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 및 전략 제언
8월 글로벌 철강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공급 축소가 동시에 나타날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여름철 휴가와 정기보수로 생산과 유통 활동이 둔화한다. 수요가 약하더라도 공급량이 함께 줄기 때문에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기보다는 제한된 범위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열연 구매자는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쿼터 잔량과 예상 통관시점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10~12월 인도산 물량이 분기 초기에 집중되면 계약가격이 낮더라도 50% 쿼터 초과 관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대량 계약보다는 통관 시기를 분산하고 쿼터 사용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후판 구매자는 열연과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슬래브 가격이 하락하고 이탈리아 재압연사의 주문 확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범용 후판은 추가 협상 여지가 있다. 반면 독일산 프로젝트용 후판은 납기가 10월 말까지 늘어나고 있어 단기 가격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필요한 물량을 선확보하는 편이 안정적이다.
미국에서는 제한된 현물 공급이 당분간 가격을 지지하겠지만 제철소 정비가 종료되고 수입재가 유입되면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 철강사는 8월까지 높은 가격을 유지하되 장기계약 수요가에는 납기와 공급 안정성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매자는 선철 관세 면제에 따른 전기로 원가 하락 가능성을 하반기 가격협상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인도 철강사는 내수 부진을 수출로 해소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EU 쿼터 축소와 동남아 공급 경쟁을 고려하면 단순 저가 수출만으로 물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워진다. 소량 혼적, 짧은 납기, 규격 다양화 등 물류·서비스 경쟁력이 가격 못지않게 중요해질 전망이다.
9월 이후에는 유럽의 재고 보충과 미국의 생산 정상화, 중국의 계절적 수요 회복 여부가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다만 과거처럼 수요 회복만으로 가격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쿼터와 관세, 원산지 규정, 선적시점이 판매가격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됐다.
피터 드러커는 “격변기에 가장 위험한 것은 격변 그 자체가 아니라 어제의 논리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철강시장 역시 가격의 높고 낮음보다 거래가 실제로 통관될 수 있는지, 공급망이 정책 변화에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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