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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생존전략 ③] 철근을 팔수록 돈이 마른다…유통업의 재고·외상·가격 삼중 압박

[철강산업 생존전략 ③] 철근을 팔수록 돈이 마른다…유통업의 재고·외상·가격 삼중 압박


철강산업 생존전략 ③ 철근 유통업체의 위기는 창고에 제품이 쌓이는 순간보다 조금 늦게 모습을 드러낸다. 제품이 출고되면 장부에는 매출이 잡힌다. 그러나 매입대금은 이미 지급했거나 지급해야 하고, 건설 현장에서 돈이 돌아오는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팔지 못해 괴로운 시장에서, 이제는 팔고도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철강 유통의 생존 경쟁은 판매량을 더 확보하는 싸움에서 재고를 현금으로 바꾸는 시간을 줄이는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편은 전기로 제강사가 감산과 고정비 사이에서 어떻게 손익을 압박받는지 살폈다. 제3부는 공장 밖으로 나온 철근이 재판매와 가공, 건설현장 납품을 거치면서 왜 다른 종류의 위험으로 바뀌는지 추적한다. 매입가격과 판매가격만 비교해서는 설명되지 않는 자금조달·재고평가·신용위험의 문제다.

팔린 만큼 회복되지 않는 시장, 유통에는 더 냉혹하다

스틸인이 11월 3일 집계한 국내 8대 철근 제강사의 2026년 10월 내수 판매 추산치는 52만7,000mt이다. 전월보다 4.6%, 전년 동월보다 15.3% 늘었지만, 10월 말 재고 추산치는 32만8,000mt로 여전히 30만mt대다. 판매의 전년 동월 증가만으로 공급망의 재고 부담이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 이 수치는 제강사 재고와 제강사 판매이지 유통사의 창고 물량이나 거래처별 대금 회수 현황이 아니다.

시장의 장기 규모는 더 중요하다. 한국철강협회 수정 통계를 인용한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철근 총수요는 675만4,000mt였다. 과거 1,000만mt를 전제한 창고, 지역 영업조직, 외상한도, 재고 확보 관행이 같은 효율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단기 판매 반등과 유통구조의 회복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다.

시점·범위확인 지표수치주의 사항
2025년 국내 전체철근 총수요675만4,000mt한국철강협회 수정 통계 인용; 2026년 실적과 구분
2026년 10월, 국내 8대 제강사철근 내수 판매 추산52만7,000mt전월 대비 +4.6%, 전년 동월 대비 +15.3%; 확정 협회 통계 아님
2026년 10월 말, 국내 8대 제강사제강사 철근 재고 추산32만8,000mt제강사 보유분; 유통업체·수입항 재고와 다름
2026년 10월→11월, SD400 10mm철근 기준가격100만6,000원→96만3,000원/mt-4만3,000원/mt, 기준가격이지 전 거래의 실제 성약가 아님

자료: 한국철강협회 집계 인용 및 스틸인 보도(2026-10-30, 2026-11-03). 집계 범위·발표시점·상품 기준이 서로 다르다. 달러 환산은 해당 일자의 검증된 기준환율을 확보하지 못해 생략했다.

첫 번째 시계는 재고다: 창고에 있는 시간만큼 손익이 달라진다

철근은 규격품이지만 모든 재고가 같은 속도로 팔리지는 않는다. 현장이 요구하는 직경·강종·길이·납기와 보유 물량이 어긋나면 인기 규격이 부족한 동시에 회전하지 않는 규격은 쌓인다. 수입품·국산품·제강사별 공급조건이 섞일 때 같은 철근이라도 판매 가능 고객이 다르다. 전체 재고톤수 하나로는 이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가격 하락기의 재고는 특히 무겁다. 스틸인 10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SD400 10mm 철근의 기준가격은 10월 100만6,000원/mt에서 11월 96만3,000원/mt으로 4만3,000원 내려갔다. 이는 기준가격 조정으로 실제 모든 유통 성약가격이나 기업별 손익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매입과 판매의 가격 결정 시차가 있는 업체에는 보유 재고의 평가와 신규 입고 원가 사이의 괴리를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상승기에는 먼저 사 둔 재고가 영업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하락기에는 기존 고가 재고가 신규 저가 입고분과 경쟁한다. 매입 단가를 낮춘 신규 물량을 받더라도 오래된 재고의 손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고회전율은 단순 물류 지표가 아니라 자본을 얼마나 오래 묶어 두었는지 보여주는 손익 지표가 된다.

두 번째 시계는 매출채권이다: 매출과 현금은 다른 장부에 있다

유통업체는 제강사와는 매입결제 조건을, 건설사·가공사·재유통업체와는 판매결제 조건을 협의한다. 매입대금 지급이 출하 이전이거나 빠른 반면 판매대금은 현장 반입 확인과 검수, 정산을 거친다면 현금 유출과 유입 사이에 간격이 생긴다. 여기에 납품 수량 이의제기, 공정 지연, 원청과 하도급 사이의 결제 지연이 얹히면 매출채권의 회수일이 길어질 수 있다.

이 경로를 모두 동일하게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공공사·직납 계약·가공턴키 등 계약 형태별로 결제 안정성과 납품 책임이 다르다. 그러나 업체가 실수요처 명의만 보고 최종 지급 주체, 정산 승인자, 지급 보증의 범위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명목 매출은 늘고 실제 회수 가능액은 줄어들 수 있다. 사고는 대체로 매출의 규모보다 신용한도와 거래조건이 먼저 무너질 때 커진다.

세 번째 시계는 자금비용이다: 가격차보다 체류시간이 먼저 이익을 잠식한다

다음 계산은 특정 유통업체의 실제 회계나 2026년 현물 시세가 아니라 시간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 모델이다. 매입 80만원/mt, 판매 81만5,000원/mt, 매출총차익 1만5,000원/mt, 물류·보관비 6,000원/mt, 조달금리 연 6%로 가정한다. 재고를 보유한 날과 매출채권이 회수되기까지의 날을 모두 매입원가 조달 기간으로 단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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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재고일수+회수일수자금 묶이는 기간금융비용/mt물류·보관비/mt단순 기여손익/mt
30일+30일60일약 7,890원6,000원+약 1,110원
60일+45일105일약 13,808원6,000원-약 4,808원
90일+60일150일약 19,726원6,000원-약 10,726원

전부 가상 모델. 매입 80만원/mt, 매출 81만5,000원/mt, 매출총차익 1만5,000원/mt, 금융비용 연 6% 단리 가정. 금융비=80만원×6%×(재고일수+매출채권 회수일수)/365. 재고평가손익, 세금, 불량채권, 인건비·기타 고정비 제외.

매출총차익이 같은 1만5,000원이라도 재고 30일·매출채권 30일이면 단순 잔여액이 약 1,110원/mt이다. 재고 60일·채권 45일이면 약 4,808원/mt의 손실로 바뀐다. 판매한 톤수와 매출총이익이 그대로라도 회수 지연과 재고체류가 이익을 뒤집는 것이다. 1,000mt를 80만원/mt에 확보하면 재고 매입자금만 8억원이 필요하다. 실제 자금 규모는 선급금·외상매입금·한도·매입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가상의 모델을 실거래 손실률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은행 차입금리, 제강사 여신 조건, 전자어음 할인, 선입선출 평가, 현장 운송조건, 부가세와 대손위험이 기업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매출총차익은 남는데 현금이 마른다'는 문제를 재고일수와 채권회수일수의 결합으로 설명하는 데는 유효하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은 제강사·유통사·가공업체마다 다르다

제강사는 유통향 출하가 순간적으로 늘어나는 것만으로 최종 수요를 낙관하기 어렵다. 시중의 무리한 판촉은 자기 제품의 가격질서와 기존 고객의 상환 능력을 함께 훼손할 수 있다. 반면 공급을 너무 빠르게 줄이면 건설 현장이 필요한 규격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실수요 흐름과 재고·채권 위험을 결합한 출하 정책이 필요하다.

1차 유통사에는 회전이 빠른 규격과 수익성이 있는 현장 중심의 주문형 운영이 중요하다. 한편 지역 재유통업체는 품목의 폭을 무작정 넓히기보다 고객 신용등급별 여신기간과 거래처 집중도를 먼저 조정해야 한다. 거래 상대방이 결제일을 연장해 주는 조건으로 더 많은 톤수를 요구할 때, 추가 물량의 매출총차익이 자금비용을 보상하는지 계산해야 한다.

가공업체는 원소재 판매액과 절단·절곡·납기 대응 서비스의 대가를 분리해 보아야 한다. 수주량을 늘렸더라도 변경 주문으로 생기는 잔재, 재작업, 현장 배송비와 인건비가 따라오면 실제 기여이익이 줄어든다. 건설 수요가 역시 단기 저가 구매가 공급망의 부실과 납기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재고를 없애기만 하면 될까? 공급망의 두 비용을 함께 봐야 한다

일률적인 재고 제로 전략은 건설현장의 돌발 규격과 일정 변경에 대응하지 못한다. 도로·교량·공장 등은 도면 변경과 안전관리 요구에 따라 긴급 납품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살아남을 유통업체의 특징은 가장 작은 창고가 아니라, 확정 물량은 빠르게 회전시키고 불확실한 물량은 계약상 책임과 비용을 반영해 가격을 매기는 운영 능력에 있다.

철강정보원의 판단으로는 11월 시장에서 판별해야 할 것은 단순 가격 반등 여부가 아니다. 제강사 재고가 줄어도 시중재고가 그대로인지, 재유통 가격이 안정돼도 건설현장의 현금결제가 개선되는지, 유통사의 금융 부담이 경감되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근거 없는 '유통업 붕괴'의 규모나 부도 건수는 산출하지 않는다. 위험은 현재 확인된 수급 구조와 현금흐름 메커니즘을 통해 제시한다.

향후 세 갈래의 시장과 관전 지표

조건부 경로확인해야 할 조건유통사의 대응
실수요 반등착공·현장 반입·대금회수 동반 개선회전 규격 중심으로 재고 정상화, 여신한도 단계 조정
가격만 반등고시·호가 상승, 실수요·회수일수 정체차익 확대를 매출로 오인하지 않고 현금회수 우선
수요 추가 위축현장 납기 연기, 재고일수·연체채권 증가현장별 주문 검증, 장기재고 축소, 거래처 신용 재평가

철강정보원 조건부 경영 시나리오로 특정 가격·기간의 확정 전망이 아니다.

매주 같은 기준으로 점검할 지표는 규격별 재고회전일수, 매출채권 연령별 잔액, 현장별 확정 반입 일정, 할인 후 실현 판매가격, 제강사 출하·재고의 방향이다. 이것을 원가와 함께 본 뒤에야 '더 팔아야 할 때'와 '판매를 거절해야 할 때'를 구별할 수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렇게 작아진 시장에서 국산 철근이 가격·품질·서비스·무역 환경 중 어디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지 살펴본다. 판매량의 복원이 아니라 산업의 경쟁 조건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출처·기준일: 스틸인(2026-11-03, 10월 제강사 내수판매·재고 추산); 스틸인(2026-10-30, 11월 SD400 10mm 기준가격); 스틸인(2026-10-07, 제강사 재고 분석); 스틸인(2026-02-11, 한국철강협회 2025년 수정 총수요 인용). 판매 / 재고 / 기준가격 / 재고 구조 / 2025 수요. 가상 예시와 철강정보원의 해석은 통계 조사 결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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