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니켈 원광 생산 쿼터 3억7,900만 톤에서 2억5,000만 톤으로 34% 감축
글로벌 니켈 수급, 2025년 28만3,000톤 공급 과잉에서 2026년 3만2,000톤 부족으로 전환
국내 철강·배터리업계, 페로니켈·니켈 매트 가격 상승과 조달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광물 시장에서 공급량은 가격을 결정하지만, 공급 허가권을 쥔 정부는 시장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다. 세계 니켈 공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가 생산 쿼터를 대폭 줄이면서 글로벌 니켈 시장은 공급 과잉에서 부족 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는 국면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니켈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단기 감산에 그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불법 광산과 환경 위반을 정비하는 동시에 원광부터 제련, 배터리 소재,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자국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자원 전략으로 해석된다.
3년 허가를 1년 단위로…정부 시장 개입력 확대
RKAB(Rencana Kerja dan Anggaran Biaya)는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가 광산 기업에 부여하는 사업계획 승인제도이자 실질적인 생산 허가 쿼터다. 광산 기업은 생산 목표와 환경관리계획, 재무예산 등을 제출하고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해당 연도에 합법적으로 광물을 채굴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2009년 신광업법 시행과 함께 RKAB를 본격 도입했다. 그동안 3년 단위로 승인해 광산 기업이 중기 생산·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했지만, 2026년부터 승인 주기를 1년으로 단축했다.
연간 승인 방식은 정부가 가격과 재고, 제련소 원료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신속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광산과 제련 기업에는 다음 해 생산량을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다.
| 시기 | 제도 및 정책 변화 | 정책 배경 |
|---|---|---|
| 2009년 | 신광업법 시행 및 RKAB 도입 | 광업 행정 현대화 |
| 2020년 | 니켈 원광 수출 전면 금지 | 자국 내 제련·가공산업 육성 |
| 2023년 | 보크사이트 수출 금지 | 광물 자원의 국내 가공 확대 |
| 2025년 12월 | RKAB 승인 주기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발표 | 시장 수급에 대한 탄력적 개입 |
| 2026년 2월 | 니켈 생산 쿼터 34% 감축 확정 | 가격 부양과 환경·인허가 정비 |
| 2026년 4월 | 니켈 광석 최저가격 산정 방식 개정 | 원광 가격과 부가가치 제고 |
생산 쿼터 1억2,900만 톤 축소
인도네시아 정부가 확정한 2026년 니켈 원광 생산 쿼터는 약 2억5,000만 톤이다. 전년 3억7,900만 톤보다 1억2,900만 톤, 비율로는 약 34% 줄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니켈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이번 감산은 일부 광산의 생산 조정과 차원이 다르다. 인도네시아의 글로벌 니켈 시장 점유율은 2020년 31%에서 2024년 60.2%로 높아졌으며, 2035년에는 74.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매장량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지배력은 두드러진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 1억3,000만 톤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물량은 5,500만 톤으로 42%를 차지한다.
| 국가 | 니켈 매장량 | 세계 점유율 |
|---|---|---|
| 인도네시아 | 5,500만 톤 | 42% |
| 호주 | 2,400만 톤 | 18% |
| 브라질 | 1,600만 톤 | 12% |
| 러시아 | 830만 톤 | 6% |
| 뉴칼레도니아 | 710만 톤 | 5% |
| 필리핀 | 480만 톤 | 4% |
| 중국 | 440만 톤 | 3% |
| 전 세계 | 1억3,000만 톤 | 100% |
니켈 가격 목표는 톤당 1만9,000~2만 달러
인도네시아가 공급 억제에 나선 직접적인 배경은 니켈 가격 폭락이다. 중국 자본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의 광산·제련 투자가 급팽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대규모 공급 과잉이 형성됐다.
LME 니켈 가격은 2022년 한때 톤당 4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2025년 하반기에는 톤당 1만3,900달러대로 내려왔다. 가격 하락은 광산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켰고, 니켈 가격에 연동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로열티와 세수에도 부담을 줬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제시한 목표 가격대는 톤당 1만9,000~2만 달러다. 감산 발표 직후인 2026년 1월 LME 니켈 선물은 톤당 1만7,681달러로 반등했고, 장중 톤당 1만8,440달러를 넘어서며 1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월 가격은 ㎏당 18.15달러, 톤당으로 환산하면 1만8,150달러로 분기 기준 약 15% 상승했다.
| 구분 | 가격 및 변동 |
|---|---|
| 2022년 고점 | 톤당 4만 달러 이상 |
| 2025년 하반기 저점권 | 톤당 1만3,900달러대 |
| 2026년 1월 감산 발표 직후 | 톤당 1만7,681달러 |
| 2026년 중 고점 | 톤당 1만8,440달러 이상 |
| 2026년 3월 | ㎏당 18.15달러·톤당 1만8,150달러 |
| 인도네시아 정부 목표 | 톤당 1만9,000~2만 달러 |
28만3,000톤 공급 과잉이 3만2,000톤 부족으로
감산 효과는 글로벌 수급 전망에도 즉각 반영됐다. 세계니켈연구그룹은 2026년 4월 글로벌 1차 니켈 생산량을 371만5,000톤, 소비량을 374만7,000톤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은 약 3만2,000톤의 공급 부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에는 28만3,000톤의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연구그룹은 2025년 10월까지만 해도 2026년 시장에 26만 톤의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도네시아의 쿼터 감축과 원광 최저가격 개편을 반영해 전망을 전면 수정했다.
| 구분 | 2025년 | 2026년 전망 |
|---|---|---|
| 1차 니켈 생산량 | - | 371만5,000톤 |
| 니켈 소비량 | - | 374만7,000톤 |
| 수급 균형 | 28만3,000톤 과잉 | 3만2,000톤 부족 |
| 2025년 10월 당시 2026년 전망 | - | 26만 톤 과잉 |
다만 공급 부족 전망을 곧바로 장기적인 니켈 부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가격 안정 이후 쿼터를 다시 늘릴 수 있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련소 원광 최대 1억 톤 부족 가능성
생산 쿼터 감축은 인도네시아 광산만이 아니라 현지 제련소에도 부담을 준다. 인도네시아 제련소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니켈 원광은 연간 3억4,000만~3억5,000만 톤으로 추산된다.
반면 2026년 RKAB 상한은 약 2억5,000만~2억6,000만 톤이다. 단순 비교하면 적게는 8,000만 톤, 많게는 1억 톤의 원광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포럼은 현지 제련소 가동률이 종전 90% 수준에서 최저 7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족한 원광은 필리핀산 수입으로 일부 충당될 전망이다. 2026년 인도네시아의 필리핀산 니켈 광석 수입량은 약 3,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최대 니켈 공급국이 자국 제련소를 돌리기 위해 원광을 수입하는 역설적인 공급망이 형성되는 셈이다.
호주도 대체 공급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호주 정부는 가격 폭락으로 중단됐던 니켈 광산의 재가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6년 4월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의 공급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필리핀과 호주, 캐나다 등 비인도네시아 공급원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스테인리스강 원가에 가장 빠르게 반영
세계 니켈 수요의 약 70%는 스테인리스강 생산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RKAB 감산에 따른 니켈 가격 상승은 배터리보다 먼저 스테인리스강 원료 조달과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특히 니켈선철(NPI)과 페로니켈 가격이 오르면 스테인리스 철강사의 용해 원가가 상승한다. 철강사가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 서비스센터와 유통업체는 판매가격 인상 필요성과 수요 부진 사이에서 부담을 떠안게 된다.
국내 스테인리스강 시장은 원료 가격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네시아산 제품의 수출 가격, 환율, 국내 재고 수준이 함께 작용한다. 니켈 가격이 올라도 저가 수입재가 유입되거나 수요가 부진하면 유통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 반대로 현지 원광 부족으로 인도네시아 제련소와 스테인리스 생산설비의 가동률까지 하락한다면 아시아 공급 감소가 제품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스테인리스 유통업계의 관점에서는 LME 니켈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RKAB 승인량, 필리핀산 광석 수입, 현지 제련소 가동률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원광 쿼터가 실제 감산으로 이어지는지, 수입 광석이 부족분을 얼마나 상쇄하는지가 향후 제품 가격의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 수요산업 | 예상 파급 효과 |
|---|---|
| 스테인리스강 | 페로니켈·니켈선철 조달비 상승, 제품 원가와 가격 인상 압력 |
| 전기차 배터리 | NCM·NCA 양극재 및 전구체 원료비 상승 |
| 항공우주·방산 | 초합금 원료 조달 부담 확대, 대체재 부족 |
| 국내 배터리 소재 | 니켈 매트·MHP 가격 변동성 확대, 공급처 다변화 필요 |
| 철강 유통·가공 | 매입가격 상승과 수요 부진 사이에서 재고 평가 위험 확대 |
국내 페로니켈·니켈 매트 조달에도 직접 영향
한국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는 HS 75류 니켈의 금액은 전체 니켈 수입의 1% 미만이다. 그러나 배터리 소재용 니켈 매트(HS 7501)만 놓고 보면 인도네시아 의존도는 사실상 100%에 가깝다.
스테인리스강 원료인 페로니켈에서도 인도네시아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2025년 인도네시아의 한국향 페로니켈 수출액은 HS 7202 전체 기준 2억4,427만 달러로, 2023년 9,495만 달러보다 약 2.6배 증가했다.
| 구분 | 2023년 | 2025년 | 변화 |
|---|---|---|---|
| 인도네시아의 한국향 페로니켈 수출액 | 9,495만 달러 | 2억4,427만 달러 | 약 2.6배 증가 |
| 한국의 인도네시아산 니켈 매트 의존도 | - | 사실상 100%에 근접 | 높은 공급 집중도 |
인도네시아가 중국 이외의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주요 수요처로 떠올랐지만, 그만큼 국내 철강사와 배터리 소재업체가 인도네시아 정책 변화에 노출되는 정도도 커졌다.
쿼터 감축이 실제 원광 공급 부족으로 연결되면 페로니켈과 니켈 매트 가격이 함께 오를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에는 스테인리스강 제조원가 상승으로, 배터리업계에는 전구체와 양극재 원가 부담으로 각각 전달된다.
환경 정비와 자원 국산화도 감산의 축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 목표는 가격 부양에만 있지 않다. 정부는 2025년 광산과 플랜테이션, 가공시설 등 400만 헥타르 이상을 압류하고 약 17억 달러, 한화 약 2조3,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추가 압류 대상도 450만 헥타르에 달한다.
북말루쿠주의 PT Weda Bay Nickel은 산림 관련 허가 위반으로 148헥타르의 광산 부지에 제재를 받았다. 관련 벌금은 약 3조 루피아, 한화 약 1,8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환경·인허가 준수 여부가 RKAB 할당에 직접 반영되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광산은 생산량 축소 또는 허가 지연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다운스트림 산업 육성도 중요한 목적이다. 2020년 니켈 원광 수출 금지 이후 중국 자본은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에 약 3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인도네시아는 원광 수출국에서 니켈 매트와 혼합수산화물(MHP) 등 중간재 생산국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2026년 말에는 중국 배터리기업 CATL이 인도네시아 배터리공사와 합작한 서부자바주 카라왕 배터리 공장의 단계적 가동도 예정돼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로서는 원광을 낮은 가격에 대량 공급하는 것보다 자국 내 제련·소재·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는 편이 산업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쿼터 재확대와 LFP 전환은 가격 상단 제한
RKAB가 1년 단위로 바뀌었다는 것은 감산뿐 아니라 증산도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가격이 안정될 경우 생산계획을 신중하게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영 광산기업 안탐은 정부 승인을 바탕으로 2026년 니켈 원광 생산 목표를 전년보다 12.7% 늘어난 1,810만 톤으로 설정했다. 국가 전체 쿼터는 줄었지만 전략적 기업이나 규정 준수도가 높은 광산에는 물량이 추가 배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수요 측면에서는 LFP 배터리 확산이 변수다. 중국 전기차 기업이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면 중장기 니켈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공급을 지나치게 제한해 가격을 끌어올릴 경우 배터리업계의 탈니켈 전환을 오히려 촉진할 위험도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와 황 가격 상승도 공급망을 흔드는 요인이다. 황은 고압산침출(HPAL) 공정을 이용한 MHP 생산에 필요한 핵심 투입재다. 황 가격이 급등하면 원광이 확보되더라도 MHP 생산비가 올라 배터리용 니켈 중간재 공급이 압박받을 수 있다.
국내 기업, 가격보다 ‘허가 변동성’에 대비해야
국내 철강·소재기업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인도네시아산 니켈의 물리적 공급량과 계약 조건이다. 연간 쿼터제가 도입된 만큼 장기 계약을 맺더라도 공급업체가 다음 해 동일한 RKAB 물량을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계약 단계에서 공급자의 광산별 RKAB 승인량과 환경·산림 인허가 상태, 원광 자체 조달 비중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련소가 외부 광석 구매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면 쿼터 축소기에 공급 차질과 추가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공급처도 인도네시아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 필리핀과 호주, 캐나다 등으로 분산해야 한다. 다만 공급선 다변화는 광석 품위와 불순물, 제련공정 적합성, 운송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단순히 국가 수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격 위험에는 LME 선물과 옵션, 장기 공급계약을 조합한 대응이 필요하다. 쿼터 감축에 따른 상승 가능성뿐 아니라 향후 인도네시아의 쿼터 완화와 LFP 배터리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도 동시에 열어둬야 한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기업은 인도네시아산이라는 원산지보다 사업 지배구조를 먼저 살펴야 한다. 현지 제련 능력의 75% 이상이 중국 자본과 연결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미국의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 적용 여부를 기업과 프로젝트 단위로 점검해야 한다.
자원 주권 시대, 니켈 조달 기준 다시 세워야
인도네시아의 RKAB 개편은 니켈 시장의 가격 결정력이 광산과 거래소에서 자원 보유국 정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산 허가를 매년 조정하는 구조에서는 니켈 가격뿐 아니라 정책 발표와 허가 일정 자체가 구매와 재고 운용의 핵심 지표가 된다.
국내 스테인리스강 업계에는 페로니켈과 니켈선철 원가 상승이, 배터리 소재업계에는 니켈 매트와 MHP 조달 불안이 주요 위험이다. 유통과 가공업체 역시 원료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수입재 공급이 줄어드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목표 가격대를 확보한 뒤 쿼터를 완화한다면 공급 부족은 예상보다 짧게 끝날 수 있다. 반대로 환경 규제와 자국 내 가공 우선 정책이 강화되면 원광 공급 제한은 구조적인 흐름으로 굳어질 수 있다.
결국 기업이 답해야 할 질문은 니켈 가격이 얼마나 오를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인도네시아가 매년 공급량을 바꾸는 환경에서도 생산을 멈추지 않을 조달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자료: KOTRA 수라바야무역관, 미국지질조사국, 세계니켈연구그룹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