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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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5% 시대④] 정부의 빚은 결국 누구의 빚이 되는가

국가부채 비용이 세금·지출삭감·인플레이션·금융억압을 통해 사회로 이전되는 구조

증세·지출삭감·인플레이션·금융억압…국가는 파산하지 않아도 국민에게 ‘부채의 청구서’를 보낼 수 있다

국가부채는 정부 장부에 기록되지만 정부에는 스스로 돈을 벌어내는 공장이 없다. 국채 이자와 원금을 감당하는 재원은 결국 세금, 다른 지출의 축소, 새로운 국채 발행 또는 통화가치 변화에서 나온다.


정부의 빚에는 네 가지 출구가 있다

큰 부채를 안은 국가는 대체로 증세, 지출삭감, 인플레이션, 금융억압 가운데 하나 또는 여러 수단을 조합한다. 경제성장이 부채보다 빠르면 가장 좋은 해법이지만 고령화와 저성장에 직면한 선진국에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첫 번째 청구서는 세금이다

이자지출이 늘어 다른 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추가 세입이 필요하다. 소득세는 가처분소득을, 법인세는 기업 투자여력을, 소비세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줄인다. 정부 이자비용이 가계와 기업의 부담으로 이동하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다.


두 번째는 지출삭감이다

국채 이자는 정상적인 국가 신용을 유지하려면 지급해야 한다. 이자비용이 커질수록 복지·교육·연구개발·인프라 등 다른 예산과 경쟁한다. 부채가 많으면 다음 경기침체 때 사용할 재정여력도 줄어든다.


세 번째는 인플레이션이다

물가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고정금리 부채의 실질가치가 낮아진다. 정부에는 유리하지만 현금·예금·고정금리 채권 보유자의 구매력은 줄어든다. 다만 예상된 인플레이션은 새 국채 금리에 반영돼 결국 정부의 차환비용을 높인다.


네 번째는 금융억압이다

은행·보험·연기금의 국채 보유와 중앙은행의 매입, 물가보다 낮은 예금·채권 실질금리 등을 통해 정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세금 고지서는 오지 않지만 저축자의 실질수익률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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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정부 효과주요 부담 주체
증세세입 증가가계·기업
지출 삭감재정지출 감소공공서비스·정부사업 수혜자
인플레이션기존 부채 실질가치 감소현금·예금·채권 보유자
금융억압실질 조달금리 억제저축자·금융기관·연기금 가입자
높은 성장세수 증가·부채비율 하락상대적 부담 최소


부채의 질도 중요하다

국채로 전력망·철도·항만·교육·연구개발을 확충해 미래 생산성과 세수를 높인다면 부채와 함께 생산자산도 남는다. 반대로 구조개혁 없이 현재 소비를 유지하는 데 쓴 부채는 미래에 이자비용만 남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빌렸는가’뿐 아니라 ‘빌린 돈으로 무엇을 만들었는가’다.


철강 수요는 재정 총액보다 우선순위를 봐야 한다

고부채 시대에는 정부가 모든 분야를 동시에 지원하기 어렵다. 안보·전력망·첨단산업이 우선되면 국방·에너지·데이터센터 관련 강재 수요가 상대적으로 지지될 수 있다. 반대로 경제성이 낮은 토목·부동산 개발은 밀릴 수 있다. 철강업계는 정부부채 → 재정압박 → 사업 우선순위 변화 → 품목별 철강수요 변화의 연결고리를 봐야 한다.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 일본처럼 초고부채국도, 미국처럼 기축통화국도 아니다. 그러나 빠른 고령화, 높은 가계부채, 부동산과 건설의 금리 민감도, 낮아지는 잠재성장률이 동시에 존재한다.


결국 국가가 빚을 갚지 못해야만 부채위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정상적으로 상환하더라도 증세·지출삭감·인플레이션·금융억압을 통해 비용을 사회로 이전하면 이미 부채의 영향은 시작된다.


진짜 질문은 “정부가 빚을 갚을 수 있는가”보다 “정부가 빚을 갚기 위해 누구의 몫을 가져갈 것인가”다.


5부에서는 이 질문을 한국의 가계부채·부동산·고령화·산업구조와 결합해 고금리·고부채 시대의 최종 모습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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