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포함한 GFSEC 28개 회원국이 9월 30일 밀워키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철강 과잉설비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우회수출 감시, 용해·주조국 정보 공유가 핵심으로, 한국은 수입 방어 강화와 수출 증빙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글로벌 철강 통상질서가 각국의 개별 방어에서 공동 대응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철강과잉설비포럼(GFSEC) 회원국들은 9월 30일 미국 밀워키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밀워키 프레임워크(Milwaukee Framework)’로 불리는 포괄적 공동행동 틀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특정 국가에 즉시 동일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조사, 우회수출 감시, 철강의 용해·주조국(melt and pour) 정보 공유를 포함한 무역구제 공조를 강화하는 방향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한국 철강 수출입 환경에도 직접적인 후속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9월 30일 GFSEC 회원국들이 철강 과잉설비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같은 날 회원국들의 합의를 확인하면서, 과잉설비의 근본 원인과 시장 왜곡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와 향후 모니터링·책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 항목 | 주요 내용 |
|---|---|
| GFSEC 회원 | 28개 경제권, 한국 포함 |
| 세계 철강 과잉설비 | 2025년 약 6억4,000만톤 → 2028년 7억4,500만톤 전망 |
| 2026~2028년 예상 신규 능력 | 최대 약 1억3,900만톤 |
| 중국 철강 수출 | 2025년 1억3,100만톤, 2020년 대비 153% 증가 |
| GFSEC 회원의 세계 철강 수입 비중 | 약 70% |
‘공동 모니터링’에서 ‘공동 행동’으로
이번 프레임워크의 핵심은 과잉설비 문제를 단순 통계 공유 차원에서 다루지 않고 각 회원국이 자국 법률 아래 실제 무역·산업정책 조치를 검토하도록 방향을 정했다는 데 있다. 공개된 자료와 보도를 종합하면 회원국들은 시장을 왜곡하는 보조금과 비시장적 지원을 줄이고, 철강 수입과 공급망 데이터를 보다 세밀하게 공유하며, 우회수출과 환적을 감시하는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반덤핑(AD), 상계관세(CVD), 세이프가드 조사 등 무역구제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필요할 경우 과잉설비 발생원에서 들어오는 철강 및 철강 함유 파생제품에 추가적인 무역조치를 검토한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기존 조치 회피를 막기 위해 수입 철강의 용해·주조국 정보를 포함한 원산지·공급망 데이터 공유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밀워키 프레임워크 자체가 일률적인 관세율이나 국가별·품목별 쿼터를 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 관세·쿼터·조사 개시는 각 회원국의 국내법과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즉시 가격을 바꾸는 관세 발표’라기보다 미국·EU·일본·한국 등 주요 수입시장이 앞으로 어떤 형태의 무역구제를 확대할지 보여주는 정책 신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한국에는 ‘수입 방어 강화’와 ‘수출 증빙 강화’가 동시에 온다
한국은 GFSEC 회원국으로 이번 합의의 당사자다.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산을 비롯한 저가 수입 철강, 제3국을 거친 우회수출, 반제품을 이용한 단순 가공 후 재수출에 대한 감시와 무역구제 수단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열연, 후판, 냉연·도금재, 강관, 철근·선재 등 수입압력이 높은 품목에서는 기존 반덤핑 조사뿐 아니라 공급망 경로와 원재료의 실제 용해·주조국까지 확인하는 방식이 점차 중요해질 수 있다.
반대로 수출 측면에서는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발생한다. 미국과 EU 등 주요 시장이 중국 등 과잉설비 발생원의 철강에 대한 장벽을 높이면 한국산 철강의 상대적 경쟁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조치가 특정 국가에만 한정되지 않고 우회수출 방지와 철강 함유 파생제품까지 확대될 경우, 한국 기업도 원산지와 소재 이력을 보다 정밀하게 증빙해야 한다.
특히 중국산 슬래브·빌렛·열연 등을 조달해 한국에서 재압연하거나 가공한 뒤 제3국으로 수출하는 거래는 거래구조에 따라 추가 확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곧 재압연사·리롤러와 트레이더가 가격뿐 아니라 원소재의 제조국, 용해·주조국, 밀 테스트 인증서(MTC) 등 추적자료를 거래 조건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격·수급은 ‘무역전환’ 방향에 달렸다
공동 대응이 실제 관세·쿼터·조사로 이어질 경우 세계 철강시장의 지역별 가격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 미국과 EU가 먼저 장벽을 강화하고 한국의 수입 방어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면 중국·동남아시아발 물량이 한국으로 전환돼 국내 가격을 압박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도 수입감시와 무역구제를 동시에 강화하면 저가 수입 압력이 완화돼 국내 철강사와 제강사의 가격 방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철강사 입장에서는 수입재 가격 교란 완화가 가장 큰 기대요인이다. 제강사는 봉형강과 스크랩·반제품 수급의 변화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재압연사와 가공업체는 수입 소재 조달비용 상승과 원산지 증빙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유통과 트레이더는 계약 단계에서부터 최종 목적지의 무역규제와 용해·주조국 증빙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기계·건설 등 수요산업은 보호조치가 확대될 경우 일부 철강재 조달가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음 확인점은 한국 정부의 ‘실행 수단’
시장에서는 프레임워크 문구보다 각국 정부가 이를 어떤 제도로 옮기는지가 더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산업통상부와 무역위원회가 직권조사나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활용을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 관세청의 수입 모니터링과 용해·주조국 정보 확인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핵심이다.
또 미국과 EU가 과잉설비 발생원을 판단할 때 중국 본토 수출만 볼지, 중국산 반제품이나 열연을 이용한 동남아시아 가공품까지 범위를 넓힐지도 확인해야 한다. ‘철강 함유 파생제품’의 범위가 넓어지면 단순 철강제품을 넘어 자동차부품·기계부품·건설자재 등 하공정 제품까지 통상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
철강정보원이 확인할 후속 질문은 다섯 가지다. 첫째, 한국 정부가 밀워키 프레임워크 이행을 위해 새로 도입하거나 강화할 제도는 무엇인가. 둘째, 한국도 수입 철강의 용해·주조국 정보를 통관 단계에서 의무화할 것인가. 셋째, 회원국 간 데이터 공유가 실제 세관·무역위원회 조사에 어떻게 연결되는가. 넷째, 철강 함유 파생제품의 범위는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가. 다섯째, 중국산 소재를 사용한 제3국 가공품에 대한 우회수출 판단 기준이 얼마나 강화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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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USTR, OECD, Global Forum on Steel Excess Capacity(GFSEC), Reuters. 2026년 9월 30일 발표·보도 기준.